양자택일 (2002-11-19)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청보위의 청소년 유해환경에 관한 세미나에 참석한 후
유네스코를 찾아가 사무총장을 만날 스케쥴이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UN대학 설립에 관한 사항 때문에 유네스코쪽 인사들이랑 접촉을 해야했는데
일도, 사람도 근래의 업무 중에서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더군요.

그리하여 밤을 꼬박 새고 아침에 돌아와
평소 시험이나 약속 등 꽤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잘 부탁하지 않았던 모닝콜마저 친구에게 부탁해 놓곤 잠들었지요.

덕분에 시간 맞춰 일어나는 것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그러나, !_!
vluez가 웹스.사무실로 출근했던 건
제가 샤워를 한 후 오랫만에 정장을 빼어입고 있을 그 때였습니다.

빡빡한 시간이었기에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제게 vluez의 유혹은 시작되었지요. --;
"배고프지 않냐, 밥 먹고 가라."
"지금 가도 늦는다, 이왕 늦을 거 조금 더 늦는다고 뭐가 다르겠냐."

네. 약간 시간이 아슬아슬한 때였습니다.
세미나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렸으니 조금 서두른다면 딱 맞거나 혹은 10분 미만으로 늦을 정도의 시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연이은 vluez의 간절한 외침을 묵살하기에 저는 너무나도 인간적이었습니다. !_!
제가 떠난 후 홀로 남은 그가 심심해 할 것을 생각하니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우정이냐, 일이냐.
저는 햄릿이 경험했을 법한, 이 양자택일의 문제 앞에서
결국 우정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_!



그리하여 밥 좀 먹고, vluez랑 좀 놀아주었는데,
끙. 너무 놀아줬나 봅니다. --+
무려 2시간 반이나 지나버려 이미 세미나가 시작되고도 한참이 흘렀을 법한 오후 3시에 출발을 하고 말았지요. --;

세미나는 겨우 참석하여 이름 도장은 찍을 수 있었지만
유네스코쪽 사람들을 만나는 건 이미 끝나 있더군요. --;
물론 시간이 좀 변경되어 단장님께서 세미나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유네스코를 갔던 까닭도 있겠습니다만.



저조차도 좀 유치하고, 우습게 느껴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사실은 아직 처음이라서 그런지 신문에서나 보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는 것이 지금 제겐 꽤나 큰 흥미가 되고 있습니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4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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