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2002-11-13)

작성자  
   achor ( Hit: 1441 Vote: 10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매일 무언가 해야할 것이 있다는 사실은 내 예상보다 더욱 힘든 일이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
시민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삶의 여유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다.

그렇다고 요 며칠 간 시민운동을 열심히 한 것도 아니다.
시작한 첫 날인 월요일은 잠깐 갔다가 바로 돌아왔고,
화요일은 비록 수업은 하나도 안 들었지만 학교에 갔었다. (여전히 휴강이었다. --;)
오늘에야 비로소 첫 출근다운 출근을 한 셈인데
그것도 오전 내내 빈둥거리다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출근하였으니
기실 나의 여유 없음을 전적으로 시민운동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민운동을 제외한다면 최근의 내 삶에서 달라진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도 실제적으로 출근을 하든 말든
어쨌든 그 다음 날 무언가 해야할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정신적인 압박감을 받는 것 같다.

외출을 하였다 돌아오면 아주 많이 피곤하다.
그리하여 요즘은
시민운동을 하기 전까지 즐겨왔던
디아블로나 영화 수집 등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일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디아블로나 영화 수집 등에서 내가 하는 역할은 아주 적다.
무엇이든 컴퓨터가 하는 편이라서
나는 자동으로 돌아가는 디아블로 로봇에게 실행 명령만 주면 되고,
원하는 영화를 골라 다운로드 명령만 주면 된다.

그런 간단한 일마저도 하지 못할 정도로 시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간단한 일마저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인 여유는 없어져 버렸다.

만족스럽지 않다.
내 삶은 여유로움 속에서 사색과 자기 성찰로 점철되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아직 시민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까닭은
비록 응하지는 않았지만 어제는 경실련에서 또 다시 스카웃 제의를 받아 이것이 정말 나의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또 단장님께서 펼쳐놓으시는 사회와 단체의 미래와 이상이 내 삶을 투자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을 뿐더러
조금 익숙해 지면 이런 삶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또 다른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 때문이다.

복잡해질수록 단순하게 한 가지만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급작스럽게 내 삶이 변화하였고,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지만 나는 적응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 achor WEbs.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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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2002-11-14 09:33:09
그래 너의 신념대로 잘해나갈꺼라 믿어 의심치 않아.
아처! 힘내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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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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