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세미나에 다녀와서... (2002-07-03)

작성자  
   achor ( Hit: 1115 Vote: 39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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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개인

정책세미나에 다녀와서...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과 한국사이버감시단이 주최하고 방송위원회가 후원하는
지상파방송의 인터넷방송 유료화에 대한 정책세미나가 있던 날입니다.

이미 몇 차례 서신과 전화를 받아 익히 기억하고는 있었지만
제 게으름은 여전했습니다. --;
밤새 영화 보다가 다행히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했습니다만
또 다시 빈둥거리곤 세미나가 있기 몇 시간 전까지도 발제문조차 안 읽어본 상태였지요. --;

세미나가 시작하는 오후 3시가 다 되어서야 위급함을 느끼고
허겁지겁 발제문과 기본 문서 등을 한 번 읽어보곤 택시 타고 열나 날아갔건만 10여 분 지각. --+
모두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방송회관에 입성하기는 했습니다.

원체 대안을 생각해 놓는 편인 저는 이번 역시 나름대로의 대안은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세미나나 포럼은 이제 수없이 참석하여 발표해본 터,
더 이상 쥐어짜낼 것도 없을 만큼 제 머릿속에는 대충 기본적인 토대들은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게다가 언제나 착실한 우리의 keqi를 부운영자 자격으로 참석시켜 놔서
이번 역시 지난 번처럼 keqi가 뭔가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지요. --;

은혜정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님이 발제문을 읽고 계실 무렵
옆자리의 keqi는 슬며시 제게 메모를 건내주었습니다.

앗. 그러나!
keqi 또한 제가 연락을 늦게 해준 터, 준비한 게 턱없이 부족한 최대의 위기 상황이 닥치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기분 있지 않습니까. 딱 그 기분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은 발표 순서에 의하면 저는 발제자를 포함하여 여섯 번째로,
보통 20-30분씩 발표하는 전례에 비춰 대충 문서를 작성할 시간이 있던 것이지요.

여러 언론학 교수님들이 이런저런 발표를 하실 동안 저는 힘겹게 머리를 짜내고 있었는데,
또 다시 위기는 닥쳐왔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기존의 세미나와는 달리 얼마 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하게 되어있던 것입니다. --;
설문조사 결과라니요!
출발하기 전에 대충 한 번 훑어본 적밖에 없는 설문조사 결과를 제가 언제 분석해 봤겠습니까.

그럼에도 나름대로 힘겹게 고전하고 있을 무렵
지금까지의 위기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한 신의 저주는 또 다시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_!

SBS에서 열린TV 시청자세상을 진행하시는 이창현 국민대언론학부교수님께서는
상당히 진행을 흥미롭게 하고 계셨는데
토론의 긴박감을 위하여 발표 순서를 무시한 채 갑작스레 제게 발표를 요구하시던 것이었습니다.

식은 땀이 날만큼 최대의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keqi는 절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

저는 부운영자인 keqi가 개괄적인 발표를 한 후 제가 다시 정리하여 재발표하겠다고 하였고,
keqi는 그간 그가 갖고 있던 생각들을 대체적으로 조리있게, 차근차근 발표해 주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저는 열심히 대략적인 원고 작성을... --+

결국 제 차례에서도 대충 잘 넘어갔지요. ^^
준비한 것에 비하여 나름대로는 상당히 괜찮게 넘어간 거라고 자위해 봅니다. --;
keqi가 다소 딱딱하게 이야기 해주었기에
제 자연스러운 발표 또한 그 가치가 있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어느 분께서는 제가 keqi와 같이 다닐 때 그 능력이 배가 된다는 말씀까지 하시더군요.

세미나가 끝난 후 함께 저녁을 먹고 가볍게 술 한 잔. ^^
웹스. 멤버들이 모이는 날이기에 일찍 귀가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게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평소 같으면 접근 한 번 못해 봤을 여러 교수님들과 시민단체 대표들, 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람들...
뭐 그런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진실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저는 이번에 KBS TV는 내 친구,에서 외부 패널을 맡고 계신 노영란 매비우스 사무국장의 이야기들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그 분은 언론학 교수님들처럼 공부하시면서도 또 실제 현상을 몸으로 부딪치시며 겪은 경험들까지도 융화가 되어
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찌르는 듯 날카로웠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제가 그간 얼마나 피상적으로 느끼고 생각해 왔는지 실감이 될 정도였습니다.

이런 지식인들의 모습이 저는 참 보기 좋습니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18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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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