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소프트 CEO를 만나고... (200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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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969 Vote: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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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      개인

전자신문 인터뷰 관계로 한빛소프트 CEO를 만나고 왔습니다.
역시 좋은 동네답게 회사가 저희 사무실 길 바로 건너편에 있더군요. 건설회관25층.

25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은 참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고층에 산 게 아주 오래된 얘기가 되었는데,
다음에 이사가게 되면 고층으로 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영만 CEO님은 고등학교 시절에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것을 보상 받기라도 하듯이
대학시절에는 공부가 모든 걸로 살아간 듯 합니다.
81학번, 모두가 학생운동 속에서 열정과 이상을 불태웠을 그 시절에 말입니다.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81학번, 대학생이었다면 저를 위해 공부하는 대신에
꿈꾸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였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다만 CEO님께서 한빛소프트에서 바라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말씀하실 때
아, 이 분 그래도 괜찮은 생각을 갖고 있구나 생각하긴 했습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나도 개성이 넘쳐서 이기적인 모습으로 흘러가는 사회에 대해 아쉬워했거든요.
개인보다는 사회와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는 이타적인 면, 더 나아가 전체주의적인 면을 강조하셨습니다.
제 생각과 비슷한 면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학창시절이 이기적이었기에 스스로 반성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

그렇지만 고작해야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외산 게임을 수입하여 그 위치를 마련한 한빛소프트는
이 시대의 바람직한 기업이 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개발자 출신의 모습은 아니라 경영학자 출신의 모습일 것입니다.
LG의 엔지니어였던 CEO님이 그렇게 다소 기회주의적이고, 비창조적인 일로
회사를 창업하였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언젠가 다른 엔지니어 출신 CEO님은 그런 경영인 출신의 CEO와는 분명히 다를 자신들의 이념을 강조하셨는데 말입니다.

물론 그럴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의 미래를 보는 것도 개발자 출신의 장점일 것이니 말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네트웍 게임이 시대의 조류가 될 것임을 예상하고,
E3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CEO는 그것을 놓칠 수 없는 기회로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기반을 마련한 후 좋은 국산 게임을 개발해 내는 것도 좋겠지요.

성공한 벤처의 CEO들을 만나뵙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제가 관심이 많은 부분인 만큼 이것저것 개인적인 질문들도 많이 하게 되고,
또 좋은 조언도 들으며,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발견하게 되니까요.

기사는 21일 저녁까지 작성할 예정이고,
이는 이번 주 토요일 전자신문, 그리고 제 홈페이지 문향소에 실릴 예정입니다.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23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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