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2002-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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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372 Vote: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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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렇게 시간이 나는 때는 새벽, 그것도 모두들 잠든 때뿐이다.
주중에는 내내 vluez와 하루종일 같이 지내고, 밤부터 아침까지는 삼일 실장님과 keqi까지 합세하여
근 두 달 여 우리는 빡센 일정을 보내고 있는데,
그렇다고 내내 일만 하는 건 아니고
대체로 실장님이 계실 때만 일을 하는 편이다. --+

주말에는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
금요일 오전부터 월요일 밤까지는 적어도 내게 자유롭다.
나는 그 시간을 온통 잠과 정의의 수호를 위해 소요한다.
사악한 악의 화신 메피스토를 내가 아니면 누가 맞서리.

지난 주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나는 금요일 오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근 24시간을 꼬박 악에 대항하였고,
오후가 되어서는 지쳐 잠들고 말았다.

깨어나 보니 이런저런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누가 왔다 갔나 기억을 해보니
ggoob이 왔다 갔었던 것도 같다.

나는 다시 일요일 오전까지 정의를 수호한다.
그리곤 역시 쓰러져 잠든다.

이번 역시다.
누군가 왔다 간 흔적이 남아있는 게 가만히 생각해 보니
keqi가 왔다 갔었던 것도 같다.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이러한 일들이 내게는 작은 기쁨이 되었다.
나는 마치 오랜동안 보아왔고, 오랜동안 기억하고 있는 동사서독의 한 중심에 서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는 세상과 떨어져 있는 시공간 속에 존재한다.
문화적으로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화를 추종해서도 안 된다.
나는 내가 세운 공간, 建我處에 그저 존재할 뿐이고,
나는 시간에 저항한다.

공간 속에서 지친 손님들은
언제라도 생각날 때면 나의 공간을 방문할 수 있다.
나는 그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다.
나는 그저 존재할 뿐이다.

나는 그저 존재하고 싶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같은 곳에.



나는 有入無出의 호텔 캘리포니아, 섬이고 싶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33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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