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배를 키우고...

작성자  
   achor ( Hit: 7039 Vote: 4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잡담

1.
사실 이 글은 내 할배가 워스미스의 사실상 만렙이라 할 수 있는 62를 찍고 나서 쓰고 싶었지만
(알다시피 62렙에 제작 만스킬이 되어서 더 이상의 렙업은 큰 의미가 없거든)
이미 61.6 정도의 렙 상태인 데다
이제 곧 클로니클3에서는 60대의 렙으로만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가 많아서 할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미리 적어보이.

통닭님이 읽어주지 않으실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마 기나긴 글이 될 것 같아. ㅠ.ㅠ



2.
언젠가 친구들과 서버를 옮겨 캐릭을 다시 키운다면 무엇을 키울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때 내 답변은 워스미스였어.
할배를 하며 할배는 내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다는, 사실 기분 좋은 소리를 많이 듣기도 했지만
워스미스는 내 성격에 잘 맞는 부분이 있는 것도 같아.
(물론 경쾌한 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게 있어서 할배의 그 느린 걸음은 좀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

나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고, 또 잘 하기도 했어.
전국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여러 번 될 정도거든. ^^v
게다가 경제학도이기까지 한 내게 있어서 워스미스는 꽤나 좋은 선택이야.
리2의 경제를 훤히 내다 보며 예측하고, 분석하며,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건
내게 있어서 솔솔한 재미야.
하나하나 계산해 보고, 생각해 보고, 그리고 행동하는 것도 유쾌한 일이고.

어비스워커는 빠르고 강력한 한 방으로 사냥이 재미있다면
워스미스는 느리고, 조용하지만 그러나 마을 안에 앉아 리2 전반을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아.



3.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언제 이렇게 할배를 렙업시켰나, 스스로가 대견해 보일 때도 있어. ^^;
아마도 모와 통닭님, 휘바님, 리후, 그리고 어둠형님이 없었다면 할배는 렙업을 포기했을 지도 몰라.
파티의 필수 클래스들인 프로핏, 블레이드댄서, 소드싱어, 트레져헌터, 바운티헌터...
이들과 사냥할 수 있었기에 할배는 렙업을 할 수 있었을 거야.
특히 그 암울한 워스미스와 1:1 파티도 마다하지 않고,
또 힘들게 투컴까지 돌려가며 도와준 모에 대한 감사의 인사는 아무리 해도 지나침이 없을 거야.

파티플레이를 좋아하지는 않은 성격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을 때 스스로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어서 못 하는 것과는 그 느낌이 많이 틀리더라.

예전 어비스워커를 키울 때는
모와 1:1 사냥을 하다가 풀파를 하고 싶으면 용던이나 오만을 가면 됐거든.
(그 때는 지금처럼 단검이 파티 구하기 어렵지는 않았었어. 용던에 궁파가 없던 시절이라. ^^;)

할배는 그게 불가능 했던 거야.
렙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풀파에 비한 1:1 파티의 효율은 극단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할배를 빨리 키우고 싶었던 나는 풀파를 하고 싶었지만
그 치열한 9명 풀파 속에 워스미스가 낄 자리는 없었어.

언젠가 이야기한 적도 있지만
그 이후로도 내가 일반 풀파에 껴본 건
니나를 만난 그 한 번밖에 없을 정도니까 말야.



4.
그래도 워스미스는 창 마스터리와 스킬이 있어서
거동 1층 몹들이 하애질 정도까지는 거동 창파를 통해 렙업을 할 수 있었어.
그 시절에는 접속만 하면 친구등록한 다른 워스미스들의 사냥가자는 귓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내가 그곳 몹들이 하애져 가고, 경치가 좀 암울해져 갈 무렵엔
그들 또한 나와 같은 목적과 이유 때문이었는지
더 이상 거동을 찾지 않게 되더라고. ^^;
아마도 우리 이전의 워스미스들이 그랬을 것이고,
또 지금 거동 1층에서 열심히 창파를 하고 있는 워스미스들 또한 같은 길을 걷게 되겠지.

가끔 그 때 같이 사냥했던 워스미스들의 본캐를 만날 때가 있는데
그나마 그게 그 시절 우리가 같이 사냥을 했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 같아.

거동으로부터 벗어난 이후에는 오만 7층 중앙에서
앞서 말한 혈원들과 풀파를 만들어 사냥을 하곤 했어.
사실 이 때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

대개는 내가 탱을 맡게 되었는데
사실 탱이라면 몹에게 헤이트를 주어 나를 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몹들이 거의 나를 치지 않았었어. --;
나는 그저 어시장의 역할만 했고, 탱은 거의 통닭님이 맡아주신 셈이지.

또 위기의 순간에도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었는데
그 때마다 통닭님이 헤이트를 써서 내가 누워야할 것을 대신 눕기도 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몰라.
정말이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몰이를 담당해 주셨던 휘바님,
중갑을 입고 있어 항상 나이트로 오해 받던 리후,
낮은 렙 때문에 잘 뽑지 못해 스스로 워스미스라고 이야기 하시던 어둠형님,
그리고 프로핏에 쫄 엘더까지 돌리느라 너무 고생했던 모.
즐거운 오만 7층의 기억이야. ^^

거동 창파나 오만 7층에서 사냥을 하던 와중에도
사람들이 없어 파티를 할 수 없을 때에는
항상 모와 용의계곡, 하늘그림초원, 파괴된성채, 과거의전장 등에서 1:1 사냥을 하며
꾸준히 렙업할 수 있었고.



5.
열렙만 하느라 워스미스의 PvP는 거의 못해봤지만
사실 워스미스는 아주 강력한 직업 중에 하나야.

PvP에서 중요한 만피의 양이 최상위권에 속할 뿐더러
(클로니클3의 CP 또한 글라에 육박할 정도야)
유용한 스턴 관련 스킬이 2개나 있고,
게다가 중갑을 착용하여 방어력도 높고, 또 둔기를 들어 헬스옵을 사용할 수도 있거든.
그리고 가장 강력한 장점 중 한 가지.
골렘을 소환할 수 있다는 것까지.
골렘의 공격력도 꽤 쎌 뿐더러 중갑 입은 상태에서 소환할 수 있는 직업은 다크어벤져와 워스미스가 유이해. ^^;

노리누리에는
클로니클2 시절에도 만렙 트레져헌터와 1:1 PvP에서 승리하는 만렙 워스미스의 기사가 있을 정도야.

사냥에 있어서도 워스미스는 사실 독특함이 많아.
리2에는 이런 얘기가 있잖아.

진정한 솔로잉을 해보고 싶다면 소환사를,
진정한 파티플을 해보고 싶다면 창파티를.

워스미스는 미약하나마 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 보게 해줘.
골렘을 소환하여 소환사 형식의 플레이와
창스킬을 통한 창파티 형식의 플레이 모두를 말이야.

다만 현실은
어설픈 소환과 아직 한계가 많은 창파티 특성상
앞서 말했듯이 엄청난 사냥에서의 암울함을 피할 수 없다만. ㅠ.ㅠ



6.
내가 할배를 키우던 와중에
플포에서는 워스미스가 큰 화제가 됐던 적이 있었어.

오만에서 워스미스가 격수대기1순위 라는 판매모드로 대기 중이었는데
뒤에 온 단검이 단검대기1순위 라고 옆에서 대기하더니만 먼저 파티를 했다는 게
논쟁의 핵심.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의 다수 의견 속에
제작도 할 수 있는 워스미스와는 달리 사냥만 해야 하는 단검이니
단검에게 사냥에서의 매리트는 당연하다는 의견이나
파티의 화력이 약할 때는 그럴 수도 있다는 의견,
워스미스는 가서 정탄이나 팔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난무하더라고.

파티 내에서 워스미스가 단검보다 화력이 약한 건 사실이야.
특히 블댄과 소싱의 크리 관련 버프가 존재하는 한
단검의 그 크리를 워스미스 평타의 우위로 따라갈 수는 없겠더라고.
또 데미지딜러에 맞게 특화된 대신 낮은 피통을 부여 받은 단검에게
그 정도의 우위는 당연해 보이기도 하고 말야.

다만 함께 게임하는 MMORPG 문화라는 측면에서는
순서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게 워스미스와 어비스워커를 둘 다 해본 내 입장인데,
뭐 가장 좋은 건 대기순이 아니라 입구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파티를 짜서 사냥터로 접근하는 방식과
워스미스가 데미지딜러의 역할 대신 특징 있는 자신만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모든 캐릭이 적당히 솔로잉이나 소파티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
물론 이 모든 것들이 클로니클3에서의 방향과 같아. ^^;
얼마나 제대로 구현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만. --;



7.
자신이 쓸 아이템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굳이 제작이나 장사를 통해 이익을 챙긴다는 생각이 없더라도
워스미스는 누구나 한 번쯤 키워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 충분한 직업 같아.
나 역시도 그런 점이 굳이 할배를 여태까지 키워올 수 있었던 커다란 원동력이었고.

하지만 내가 키워본 바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참으로 키우기 어려운 게 워스미스가 아닌가 싶어.
누군가 키운다고 하면 굳이 말릴 것까지는 아니지만
한계와 회의감과 절망과 짜증 등을 고루고루 느끼게 될 지도 몰라. ^^;

그게 어느 정도냐면,
우리 혈이 만들어진 이후 결투장이 아닌 일반 필드에서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는 내가
워스미스를 키우던 얼마 전 필드에서 처음으로 싸울 정도였어. ^^;

끝으로 다시금 그간 내가 워스미스를 키우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던
모와 통닭님, 휘바님, 어둠형님, 그리고 리후(도움 많이 준 순. --;)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여전히 장구한 글을 마칠께.

클로니클3에서 보자.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7,302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l2_free/280
Trackback: https://achor.net/tb/l2_free/28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NO1싱어
ㅡ,.ㅡ;;브라보?

 2005-03-02 12:53:28    
치요
ㅎㅎ 워스 하나 키워야 할텐데~~ 'ㅅ';;
군주님 글 보면 왠지 용기가 안나 ㅠ.ㅠ

 2005-03-02 16:07:16    
moleee
군주님 A급 하나 만들어 져요~~ ;;

 2005-03-02 21:01:06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467   24   13
번호
분류
파일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227고백    사랑하는 칼사사혈원 여러분~ [1] xXl카라lXx 2005/03/1790288
226잡담    홈패이지 잘보구 가연 [1] 아발로니안 2005/03/1362391
225     남성분들 조심하세요 [3] 재즈검성 2005/03/0624253
224     안녕하세요^^혈홈피 첨 와봐요 ㅋ [4] o0프로메테우스0o 2005/03/06506821
223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4] 싱잉인더레인 2005/03/0452714
222잡담    카트라이더 하시는 분... [3] 경민 2005/03/0236581
221잡담    할배를 키우고... [3] achor 2005/03/0270394
220알림    ^^ 여기에 다시 올려요 (가입인사) [5] 리후 2005/02/2682275
219알림    ...고인" 이은주" 님께 바치는글." 카우링.ㅜㅜ [2] 카우링1 2005/02/2549713
218추천    팬텀을 기준으로 한 궁수 비교 achor 2005/02/2469546
217잡담    테섭 종료 이벤트 achor 2005/02/2421601
216     잠시 플핏 봉인 시켜요..ㅡ.@ [2] 스타인웨이 2005/02/23870711
215     ....카우링 입니다 모두잘들지네지요-^^ [5] 카우링1 2005/02/2023036
214호소    드디어.... [3] 치요 2005/02/1820667
213제안    아처형님 필독!!ㅋ [3] 옥탑방주당 2005/02/1619927
212     카페가 넘 심심해서리......... [5] 딸봉이 2005/02/1658843
211     아처형~~알려주세요^^ [2] 스타인웨이 2005/02/1424589
210잡담    A급 장비를 소유하고 싶다면... [1] achor 2005/02/1426492
209추천    20050205 현재 테섭 상황 [2] achor 2005/02/1173193
208     클3의 블댕 캐릭의 성향..알려주세요. [6] 스타인웨이 2005/02/0916646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11/11/2003 07:58:02
Last Modified: 08/23/2021 11: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