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1: 내겐 여유로운 그들에겐 지겨운.

성명  
   achor ( Vote: 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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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답변

혈액형에 따른 분류는 탄생좌나 혹은 어설픈 심리테스트와는 달리 어느 정도 신용이 가. 나는 내 자신이 B형이라는 데에 아주 만족해. 그렇지만 내게 로멘틱한 삶을 바라지는 말아주렴. 나는 로멘틱한 삶을 좋아하지 않아. 나는 몽환적인 삶을 살고 싶어. 트렌디 드라마에서 보일듯한 청춘남녀의 밝고 즐거움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 오히려 회색빛 도시인의 쓸쓸하고 허무한 느낌이 나는 더 좋아. 첫 번째 입대에서 돌아온 며칠 후, 1998년 1월. 나는 황인뢰PD가 연출했던 MBC 베스트극장 도시에서의 사랑,을 기억해. 드라마를 보면서 난 '중경삼림'을 생각했다. 그 고독하고 단절된 주인공들의 모습과 지하철 역이 보이는 낡은 아파트. 현대의 도시인들의 생활을 말할 때면 술, 마약, 그리고 섹스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나 보다.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도 무언가 결핍되고, 또 부족하게 느껴지는 도시인들의 삶... 그것은 외롭고, 소외당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왠지 탁하고 텁수룩한 그런 도시의 느낌이 남아있다. 나는 적당히 쓸만큼 돈을 벌며 아무런 희망도, 꿈도 없이 도심의 한복판에서 혼자 살아가고 싶어. 물론 알고 있어. 인생은 Reset할 수 없다는 것을. 내 20대 후반을 그렇게 보내고 난 후 후회해도 나는 다시 새롭게 20대 후반을 살아갈 수 없을 거야. 잘 알고 있기에 꼭 그렇게 살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래. 지금은 고압적인 벽, 회색 찻잔, 도시, 홀리데이, 자동응답전화기 속에 남아있는 음성메세지, 빨간 립스틱. 뭐 그런 것들이 좋아.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64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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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답변      Re 1: 내겐 여유로운 그들에겐 지겨운. achor 2001/06/28
1407답변      Re 1: 목요일오후...(너를 생각하는 그녀들이 나름의 achor 2001/06/28
1406답변      Re 1: 첨 와보네여~~ achor 2000/03/28
1405답변      Re 1: 참가.. achor 2001/06/30
1404답변      Re 1: 추카해줘염...*^^* achor 2001/06/30
1403답변      Re 1: 우쨌던.. 다행이네 achor 2001/07/11
1402답변      Re 1: 나다. achor 2001/07/11
1401답변      Re 1: 난네가 죽은줄로만 아라따... achor 2001/07/11
1400답변      Re 1: 오랜만이네..^*^ achor 2001/07/11
1399답변      Re 1: Zeit2000의 멋진 빠텐더를 보고와서^^* achor 2001/07/12
1398답변      Re 1: "지금은 연인끼리 통화중!" achor 2001/07/13
1397답변      Re 1: ^^ achor 2001/07/13
1396답변      Re 1: 말해줄께요. achor 2001/07/17
1395답변      Re 1: 열쇠가 달린 글..*.* achor 2001/07/17
1394답변      Re 1: [펀글] 여름 최고의 별미 achor 2001/07/17
1393답변      Re 1: 죽고 싶나요?! ㅡㅡ+ achor 2001/07/18
1392답변      Re 1: 어느 독일인이 쓴 한국과 일본.. achor 2001/07/18
1391답변      Re 1: 한글폰트 받는 곳과 수정 요정 achor 2000/04/02
1390답변      Re 1: 작은 발자욱 achor 2000/04/03
1389답변      Re 1: 영원. 불멸. 변치 않는... achor 200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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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2/27/2025 09:5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