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령(제1부) 작성자 이선진 ( 2000-12-28 14:55:41 Hit: 2469 Vote: 176 ) * 눈오는밤 * 여자가 남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남자의 집엔 자동응답만 나올뿐 남자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여자는 벌써 몇시간째 커피숍 한모퉁이에 앉아서 남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시간 남자는 한계령을 넘으려고 휴계소에서 기름을 채우고 있었다. 남자는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여자의 음성을 확인하곤 "지금 은비령엘 가는 중이예요.." 라는 말만 남긴채 차에 올랐다. "청년! 지금 눈오는거 안보이우? 길이 무척 미끄러울꺼요..체인이라도 달고 가야지 안그럼 위험해!" "괜찮습니다." 휴계소 아저씨의 말대로 길은 상당히 미끄러웠다. 남자는 조심조심 한계령을 넘어 은비령 정상을 넘어가고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도 바로 그때 차의 시계는 00:00 을 가리킨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남자는 생각했다. '나의 시간은 멈춰버렸나?' * 1985년 (시작) * 내가 잠시 서울에 있는 이모님댁에 다녀와 공부를 하고있는 고시방으로 가기위해 시골 버스를 타고 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길을 막고 서있는 한여자에 의해 차는 급정거를 하였다. 나는 깜짝놀라 잠에서 깨어나 무슨 일인가 하고 그여자를 바라보았다. "화장실에 간 사이에 제가 탄 버스가 떠나 버려서 지금 걷고 있거든요.. 죄송하지만 다음 역까지만 태워주세요.. 부탁합니다" 그여자는 내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 모자를 꾹눌러쓴 그녀는 양말도 신지 않고 뭔가에 쫒기는 듯한 허둥지둥 차려입은 옷차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초라한 옷차림에도 감출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닌아주 맑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였다. 곧 버스는 다음역에 멈춰섰고, 사람들은 차에서 내렸다. 늘상 있는 일이었지만 누굴 잡으려는지 그날도 경찰들의 검문은 나를 귀찮게했다. 그때였다. 그녀는 경찰들을 보자 몰래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신분증좀 봅시다" "여기 있습니다." "대학생입니까?" "아닙니다.올해 졸업했습니다." 이런 저런 대학생 같아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검문하고 나서야 경찰들은 사라졌다. "이제 나와도 돼요" 잠시 후에 조심스레 화장실문을 열고는 밖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가 나왔다. "다 갔어요?" "예..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바닥에 철퍼덕 앉는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아니요.... .. .. 배가 고파서요." 그녀에게 빵과 우유를 사주었다. 그녀는 허겁지겁 빵을 먹으며 그 동안의 경위를 말해 주었다. "데모 주동자를 색출한다길래 시골 외할머니댁에 피해 있는데 새벽에 그놈들이 들이닥치지 모예요.. 그래서 뒷담장을 넘어 도망을 쳤어요.. 오늘 한끼도 못 먹었어요." 햇살에 비치는 살며시 웃는 그녀의 모습은 내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녀에게 내 가방에서 양말을 하나 꺼내 주었다. "신으세요.. 깨끗이 빨은 겁니다." "어디 가실데는 있나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공부하는 곳으로 가실래요? 친구가 하나 같이 지내고 있긴 하지만 붙임성이 좋은 놈이라 별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조금만 신세 지겠습니다." 공부방은 그곳에서 한 30분을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그녀와 함께 그 눈덮인 시골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마을에 거의 다 이르렀을 때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먼저 뛰어가 친구에게 자초지정을 이야기 하고 그녀를 소개 시켜주려고 하였다. " 혜선아 !!" 그녀를 보자 친구는 이름을 부르며 뛰어가 그녈 와락 끌어 안는 것이었다. 그랬다. 친구가 항상 말하던 , 어릴때 같이 공부하던 ,지금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던 그사람, 혜선씨가 바로 그 여자였다. 그녀와 같이 걷던 그 30분이 나에게 주어진 모든 행복의 전부였던거 같다. 그 때부터 나의 길고긴 비뚤어진 사랑은 시작되었다. 본문 내용은 8,87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52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52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4383 220 10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4203 코인요청합니다. [1] 이영민 2004/05/204415258 4202 ..코인에 눈이 멀어서..ㅡ.,ㅡ 이안 2002/08/05170957 4201 영화속 키스~~^^(아이,부러우라^^;;) 이선진 2000/12/234750230 4200 이번이 100번째 클스마스래요~~모두 뜻깊게^^* 이선진 2000/12/235473254 4199 greenfamily.or.kr 이선진 2000/12/273421220 4198 은*비*령(제1부) 이선진 2000/12/282469176 4197 은*비*령(제2부) 이선진 2000/12/292078220 4196고백 은비령에 대하여^^ 이선진 2000/12/291773177 4195 집뜰이를 다녀와서~~* 이선진 2000/12/302725178 4194 새해인사~~* 이선진 2001/01/022795139 4193 어제 이선진 2001/01/03162398 4192 3부가 왔어요^^ 이선진 2001/01/031758125 4191 Please~* 이선진 2001/01/031722117 4190 *은비령* 제 4부 이선진 2001/01/10158778 4189 은비령...^^(오래간만이다^^) 이선진 2001/01/31132256 4188 다음 사람에게는..... 이선진 2001/01/31134158 4187 축하축하^^ 이선진 2001/02/15151285 4186 현주오빠!!! 이선진 2001/02/16220790 4185 *은비령*(과연 은비령을 기억할 이가 있으랴만은^^;) 이선진 2001/02/19151265 4184 link에 대한 질문~~(Q&A게시판이 어딨는지 몰라서^^;) 이선진 2001/02/21216461 6 7 8 9 10 11 12 13 14 15 제목작성자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