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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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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Ke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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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의 厚意에 深心한 감사를 먼저 보내네...
내 손으로...
다시는 시나 소설 나부랭이는 전공하지 않겠노라고...
예수쟁이와 빨갱이 이상으로 글쟁이는 되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다짐하며 문학책에 불을 당긴 것이 벌써 몇 해가 넘어가는데...
솔직히 궁금했거든...
왜 번번이 사랑에서는 실패하는지...
읽다보니 어느덧 “마빈”이 꼭 나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이상한 일이었어...
소설과 내가 한 몸이 되다니, 그것도 번역소설 따위에!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여.”
나를 받아들이지 않은 모든 사람들은 내게 그렇게 말하곤 했지.
친구로선 완벽한 사람이며 동료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하지만 늘 내겐...
“남자로서는 자격이 없다”라는 말로 들리더구먼...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일테니...
“여자들은 남자가 완벽하길 바라죠. 특히 사랑만큼은.”
첫사랑 소영은 내게 그렇게 말했지...
맞는 말이야...
사랑에 서투른 사람을 어찌 좋아하겠어...
그저 난 내 삶에 충실했을 뿐인데...
세상은 너무나 완벽한 사람들을 원하고 있어...
소영도, Enna도, 그 사람도...
내가 왜 좋은 사람 이상이 될 수 없는 지에 대해 한 번도 알려주지 않더군...
답은 물론 잘 알고 있지...
그들에게는 그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
아오이에게 준페이가 아닌 마빈은 그저 “좋은 사람”일 뿐이니까...
하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여자를 범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어...
술김에 내 안에 숨겨진 그 위선의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
내 눈 앞에...
그 사람의 얼굴이 나타난 거지...
소설처럼...
“내일 아침에 후회할 거에여...”
난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약속을 잡았어...
어차피 식목일이 있는 주에는 총 모꼬지가 있었고...
나는 고해성사와 수많은 약속과 밀린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지...
도저히 시간을 뺄 수 없었어...
하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 이야기했지...
“괜찮으면 주말에 벚꽃 보러 가지 않을래여?”
그 사람은 메신저를 꺼 버렸지...
“사면초가”라는 닉을 남긴 채.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약속을 했답니다.”라고 말해주길 바랬어...
만나는 사람 있다고,
앞으로는 이러지 마시라고.
나쁜 사람.
아냐,
소영이도, Enna도 그랬어...
나쁜 사람들.
“현재의 이야기만 하고 싶어...”
소영은 그렇게 말하고 내게서 사라져갔지...
남자가 있는 여자에게 사랑을 느낀 것부터가 내겐 비극이었다고나 할까.
사랑받지 못한 채 자란 것이...
사람을 모르고 자란 것이...
지금은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고, 답답하게 하는구먼...
부사장님과 약속을 했네...
내년에는 결혼하겠노라고...
그건 내 아버지와의 약속이기도 해...
내가 지킬 수 있는, 그리고 지켜야 할...
마지막 약속...
“조기졸업” 못지않게 중요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네...
삶에서 익숙해져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사람보다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이 사람이라면 내가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네...
물론 이제는 그게 가능할지는 의문이지만...
회사에서 만나지 않았더라면...
처음으로 아침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사람...
토스트를 맛있게 먹어주는 그 사람이 너무 고마웠어...
내가 굶어도 그 모습만 보면 행복했어...
난 요즘사람답지는 않은가봐...
난 그 사람에게만큼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거든...
그저 좋아한다, 그리워한다가 전부야...
혼자만의 감정이었겠지...
책을 읽고 알았어...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은 분명...
소영에 대한 징크스를 벗겨준...
하지만 그 사람 역시도 내게는 징크스의 굴레가 되고 말았네...
내가 좋아한 사람은 한 번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지독한 사랑의 굴레...
오늘도 몇 번이나 그 사람을 봤어...
목 끝까지 차올랐던 사랑한다는 말 대신...
이제는 그의 눈을 봐...
그 사람의 눈 속에 담긴 행복을 느껴...
나보다 훨씬 좋은, 듬직한, 멋진 사람과 함께...
윤중로의 벚꽃을 보면서 티 없이 웃었을 그 사람의 미소를...
행복했으면 좋겠어...
더 이상 내 눈에 그가 힘들어하고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언제나 웃으며 행복해했으면 좋겠어...
남들은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했을 걱정을...
지금에서야 하는 나도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뭐, 어쩌겠어?
그게 내 한계인 것을...
식목일...
그 사람에게 하지 못한 사랑을...
난 학습에의 순수한 열정으로 만들었고...
정말 누가 봐도 만족스러운 작품을 만들었다네...
그랬어...
내가 학교를 떠난 이유가...
사랑을 잃어버린 공간에 더 남아있기 싫어서였던 것처럼...
내가 학교를 그리워한 이유도...
사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일 더 열심히 할 거야...
술도 줄이고, 공부도, 운동도 더 열심히...
열심히 살 거야...
이 회사에서 최고가 되는 날까지...
더욱 당당할 수 있을 그 때까지...
후회없이 이 곳을 나올 수 있는 그 날까지...
자네가 가르쳐준 말을 빌자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어...
사랑할 수밖에 없었어...
비록 혼자만의 그리움이었을지언정...
비가 오는 저녁이구나...
나에 대해 너무나 많이 알고 있는 텔레마케터는 전화를 그치지 않고...
나는 이제 다시 내일을 준비해야겠지...
뜬금없는 잡설로 친구를 피곤하게 만드는군...
미안하고.
행복하게.
ps.
1. 이걸로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걸세.
2. MHMBUONA FORTUNA, Mon 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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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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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 책만 읽으면 난리법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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