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Re: 카테고리

작성자  
   achor ( Hit: 1497 Vote: 23 )
분류      답변

누군가와 연애할 것을 생각하면 나는 숨이 콱 막힐 때가 있다.

거리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을 때가 특히 그런데
가지각색의 개성으로 무장한 멋지고 잘생긴 남자들과 경쟁해야할 것을 생각하면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것은
경쟁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내 성향과
여성의 나에 대한 완벽한 사랑을 갈망하는 내 소유욕의 결합체라 생각하고는 있다.
그리하여 언제나 결론은
하늘에서 뚝딱 떨어져 버리는 운명적인 사랑인 것이고. --;



그러나 이것이 어찌 나만의 고통일 것이냐.
선인들 또한 겪어왔던 터,
이미 이에 대한 해답까지도 마련되어 있다.
이른바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직설적으로는 다소 외모지상주의적인 냄새가 풍기긴 한다만 대충 알아서 의역하고. --;
스스로 먼저 주제파악하지 말고 세상 물정 모른 채 그저 막가파식으로 도전하는 것이
여하튼 좋은 여자를 얻는 한 방법이기는 하나 보더라.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열 번 찍어 넘어가는 사랑은 애초에 우리가 이상적으로 꿈꾸는 사랑이기 보다는
일종의 情일 가능성이 너무나도 농후해 보인다.

물론 이 시대에서 사랑의 종국은 결국 결혼일 수밖에 없겠고,
그것은 다시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할 사람을 구하는 일이 되어
결국은 情으로 변절되거나 사랑의 의미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니
완벽한 사회 제도의 딜레마이기는 하겠다.



열 번 찍어 넘어가는 사랑의 대안이 첫 눈에 반해버리는 사랑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 또한 왜곡되거나 너무 외향에만 쏠릴 경향이 많아 경계해야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최선은
처음부터 상호간에 상당한 호감을 가진 채
알아가면서 그 사랑이 더욱 굳건해 지는 것일 지라.
아. 환상적이다. --;



나는 네가 조금은 타인을 신경 쓰지 말고,
또 조금은 인간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더 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개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렇지 못해서 문제이긴 하다.
또한 그런 네 성향은 네 사회생활에 있어서 장점이 될 수도 있겠고.

네 생각과 네 주장이 깊고, 분명하다는 것은 모르고 있는 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 면전에 대고 아무 것도 재지 않은 채로 말할 수 있는 용기, 혹은 객기일 지도 모르겠다. --;

이 또한 과도해 지면 주변의 친구들이 차례차례 사라져 가거나
혹은 사람들이 너와 놀아주지 않는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할 수는 있으니
그 적절함에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그러나 하다 보면 꽤나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

이유나 근거가 있을 필요는 없다.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냥 외쳐보는 거다.
남들이 네 칭찬을 할 때도,
남들이 네 비난을 할 때도,
언제라도. --;



"싫어! 야이 썅. 이유는 무슨 이유. 그냥 싫어!"

나는 언젠가는 이렇게 이별해 보고 싶다는 꿈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다. --;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4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4317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4317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ggoob
변태냐?


 2003-04-07 00:23:07    
achor
-__-;

 2003-04-07 08:59:59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4383   220   11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4183호소   도움 요청 [3] achor 2003/04/242384111
4182    아처다이어리 실행문제 [1] 엄주성 2003/04/232843127
4181유틸   [eBook뷰어]가림토 정식판 Build 152 [3] 나그네 2003/04/234527164
4180추천   선진아 [1] achor 2003/04/192661119
4179잡담   아처에게. [1] 양사내 2003/04/18221798
4178    아처야. ^^; [4] ggoob 2003/04/16219396
4177    ** 철거전문업체 원회공사입니다. ** [2] 송기용 2003/04/132332104
4176알림   4월 12일 토요일, 저녁 7시 무렵 KBS 알바 급구 [3] achor 2003/04/12242595
4175    Love vs Infatuation [2] sugaJ 2003/04/12219796
4174    스킨 [6] vluez 2003/04/102079124
4173    가볍게 퀴즈 조지다.. [4] bothers 2003/04/102028140
4172제안   로그인 [1] achor 2003/04/082086119
4171    오늘도;; [2] applefile 2003/04/081857128
4170    냉정과 열정 사이. [1] Keqi 2003/04/072181114
4169답변     Re: 냉정과 열정 사이. [1] achor 2003/04/09142941
4168    똑똑.. [2] pupa 2003/04/061990133
4167답변     Re: 몰라몰라 [2] achor 2003/04/041845142
4166답변     Re: 카테고리 achor 2003/04/02152686
4165        Re: Re: 카테고리 Keqi 2003/04/02208423
4164답변         Re: Re: 카테고리 [2] achor 2003/04/03149723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11/06/1999 04:17:00
Last Modified: 03/16/2025 19:3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