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급하게 외국으로 보낼 문서를 번역해놓고, 머리가 깨질꺼같은 두통을 느끼면서 집으로 오던 길에 토요일에 사촌누나 결혼식이 있음을 기억해내고 과외를 가서 두시간동안 5년이상 펴보지 않았던 삼각비와 씨름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와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11시에 저녁밥을 먹고 이불을 펴고 누웠다.
훌쩍 떠나고 싶었다. 더 나이가 들면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보고 싶다. 그러고 싶다. 그러면서도 뭔가 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 뛰어들어야 하는 어른들의 세계에 뛰어들고 싶다. 당당하게 성공해서 세상을 향해 크게 웃어주고 싶다.
얼마나 모순되는 생각들인가. 양쪽이 모두 균등한 비율로 내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을 때 뇌가 나에게 말할수 있다면 한쪽만 택하라고 말할런지도 모른다. 하나에 정진해도 이루기 힘든 시대에 살면서 욕심을 버려라. 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내가 가진 모든 이상들을 던져버리고 싶지 않다. 언젠가 버려진 꿈들을 보면서 슬퍼할 날들이 싫다.
그러면서도 이상에만 빠져서 허우적대는 모습이 싫다. 허황된 꿈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다.
.....모두 웃기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