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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 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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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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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에요.
부산을 다녀왔어요. 13일 약속을 하나 깨버리고 밤기차를 탔죠.
언젠가 제가 얘기한 적이 있었죠?
부산에 가고 싶다고, 혹은 부산에 갈 거에요, 하고.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렇게 말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빠 글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이 나오는 얘길 읽은 적이 있죠.
(음.. 아뇨. 한참 돼서 확신할 순 없네요.^^;; 해운대,였다고 생각하는
데... 글케 알고 얘기할래요.)
해운대에서 모래성을 봤는데, 오빠가 글에 썼었던 그 모래성 생각이 났어요.
예쁘고 길게 뾰족하게 쌓아올린 게 아니라 레고같은 데서나 나올 법한 그런
울타리가 있는 낮고 투박한, 그래서 예쁜 성이었는데.
내가 구경하다가 무심코 밟아버려서 성 울타리 한 쪽이 무너져버렸죠.
어차피 언젠가는 무너질 걸 알고 쌓았던 거였겠지만, 바람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
들이 쌓은 성을 무너뜨려버렸다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부산에선 뭘 본 것보다도 소릴 많이 들었단 생각이 들어요.
귀만 예민해졌어요. 파도소리랑 바람소리 듣느라고.
부산사람들이 뭣보다도 부러운 건 딱 한가지이유에서에요.
거기엔 정말 당연하다는 듯이 바다가 있잖아요.
집문 열고 나서서 버스를 아무거나 잡아타고 가다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바다
가 보일 거 아녜요.
가서 많은 사진을 찍었죠. 어떻게든 기억하고 싶은데 그 시간을 붙들어둘 방법이
없었어요. 그저 나중에 추억할 수라도 있게, 이왕이면 뭔가 증거물이 될 만한 걸
남기고 싶었었나봐요.
오빠도 바다가 보고 싶나요?
항상 미뤄왔었죠, 떠난다는 일을. 혹시 가고 싶으시다면 얼른 가길 바래요.
--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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