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성명 achor ( 2001-09-03 07:18:52 Vote: 62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씨바 지갑을 잃어버렸다. 언젠가는 매일 같이 술에 취해 지갑이며, 다이어리며, 가방이며, 핸드폰이며... 개체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잃어버렸던 시절도 있지만 이번에는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나는 오랜만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지갑을 잃어버린다는 의미는 다시금 귀찮은 작업들을 해야한다는 걸 의미한다. 각종 신분증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신용카드며, 이런저런 카드들을 복구해야 한다. 생각만 해도 그 귀찮음에 오금이 저린다. 사실 기분은 편치 않지만 어쩌겠는가. 전적으로 나의 잘못인 것을. 그래서 생각한다. 오히려 잘 됐다고. 어떤 미친 새끼가 칼로 나를 쑤신 후 지갑을 빼갈 수도 있었고, 승진했다고 거나하게 취한 한 음주운전자가 나를 치고 달아났을 수도 있다. 적어도 나는 아직 살아있고, 그리하여 다시금 지갑을 사고, 신분증과 카드들을 재발급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참 행운아다. 고진감래. 인간만사 새옹지마다. 나는 지금의 불운이 내게 더 큰 기쁨이 되어 돌아올 것을 의심치 않는다. 내가 지금 500원짜리 복권을 긁는다면 사상 초유의 대박에 당첨될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복권을 긁지 않는다. 그건 너무 큰 행운이다. 너무 큰 행운이 오면 다시 너무 큰 불행이 다가오는 법. 내가 지갑을 잃어버림으로써 느꼈던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는 적당히 괜찮은 행운이 내게 다가오길 희망한다. 아침 7시. 우유에 코코볼을 타 먹으려 했건만 아직 문을 연 슈퍼가 없다. 이 동네 사람들은 너무 게으르다. 나를 포함하여.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583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1248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1248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4388 220 50 No 분류 파일 제목 성명 작성일 3408답변 Re 1: 꿈 이선진 2001/09/03 3407씨바 지갑 achor 2001/09/03 3406잡담 3학년 2학기 수강신청을 하면서... achor 2001/09/02 3405 후회 ceaser 2001/09/01 3404답변 Re 1: 후회 achor 2001/09/02 3403질문 타협. young. 2001/09/01 3402답변 Re 1: 타협. achor 2001/09/02 3401 Re 2: 타협. young. 2001/09/02 3400독백 2001년 9월 1일 achor 2001/09/01 3399답변 Re 1: ab 2001년 9월 1일 Keqi 2001/09/01 3398 (뱅기) 안녕 ? ^^ : tiguerus 2001/09/01 3397답변 Re 1: (뱅기) 안녕 ? ^^ ; achor 2001/09/01 3396잡담 결혼이라는것. achor W. 2001/08/29 3395답변 Re 1: 결혼이라는것. achor 2001/08/30 3394 Re 2: 결혼이라는것. young. 2001/08/31 3393추천 글엄.. zard 2001/08/28 3392답변 Re 1: 글엄.. achor 2001/08/29 3391답변 Re 2: 글엄.. zard 2001/08/30 3390 아처의 리플. achor W. 2001/08/27 3389 간만에 제자짓좀 해 보련다. 양사내 2001/08/27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제목성명본문분류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