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나 진행된 KBS 추적 60분 작업이 오늘로서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이제 남은 내 일은 그저 데이터 통계 작업 뿐.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술 한 잔 걸치고 돌아오니 새벽 5시.
억지로 일찍 돌아온 게 이 시각이다.
오늘의 술자리는 정말이지 내 역사에 남을 만큼 아주 싫은 술자리였다.
요즘 과중한 업무로 몸도, 마음도 피곤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단 한 명의 여자도 없는 술자리였다는 게 문제이기도 했고, --;
또 결정적으로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화술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술에 취해 뻗지 않는다면 항상 끝까지 가는 내 성향에도 불구하고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서 잠이나 자고 싶을 만큼.
그리하여 술자리 주최자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손님들을 대접해야 할 위치였음에도
더 이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을 참기 힘들어 안면 깔고 적당한 핑계를 둘러댄 채 자리를 박찼다.
돌아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다소 좀 눈치 보이긴 한다. --;
대화의 화제나 함께 술 마시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던 건 아니었다.
화제도 괜찮았고, 사람들간의 관계도 괜찮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화술이 너무 저속했다.
나는 그걸 참기 힘들었다.
물론 내게도 처음 있던 일이었다.
화제나 관계가 아니라 황당하게도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이 싫었던 것은.
술을 좀 많이 마셔서 사람들이 취할 만큼 취했던 까닭도 있겠지만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 급급해 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인색했다.
나는 서로가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려 하는 그 어수선한 분위기가 싫었다.
마지막 촬영을 기념하고자 그간 함께 일했던 추적 60분 팀과 사진을 몇 장 찍어놨는데
아. 오늘은 피곤해서 안 되겠다.
내일이나 뭐 안 되면 그 이후 /ver6/문향소/개인/Experience 란에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