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번째 생일을 보내고... (2002-11-27)

작성자  
   achor ( Hit: 1889 Vote: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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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Etc

지난 스무 살 이후 나는 고정적으로 이런 연속적인 기록들을 남겨왔는데
쓸 당시에는 귀찮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고민스러웠지만
이렇게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읽어보며 옛 생각을 음미해 보는 느낌은 아주 좋다.
글을 보지 않으면 전혀 생각나지 않던 기억들이
글 속에서는 확연한 이미지로 나를 회상시킨다.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절실히, 가슴이 저밀도록 느껴지는 시간의 격차다.

대학로의 我處帝國에서 맞이하였던 그 생일날의 아침도,
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만 했던 그 생일날의 태양도
정말로 그리 오래된 이야기 같지가 않은데
생각해 보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너무 많은 시간들이 흘러가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1년...
10년...
또 100년...
나와는 상관 없이, 내 바램과는 달리 흘러가 버릴 시간들이 막막하게 느껴지기만 한다.

내 25번째 생일이 흘러갔다.

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마냥 칭얼대기만 하는 어린 애처럼
허황된 영원을 꿈꾸고 있는 건 아닐까...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3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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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