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전에, 짧게... (2002-11-07)

작성자  
   achor ( Hit: 1139 Vote: 20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개인

오늘은 학교에 갈 예정이다.
내내 잠을 잤더니 정신도 말짱할 뿐더러
아침부터 청소를 한 탓에 이 상쾌한 기분은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안 될 단계에 놓여져 있다.

학교 가기 전에 짧게 글 하나 남겨둔다.



내가 다소 과거지향적이라는 건 나조차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친구 녀석은 술을 마실 때면 가끔
언제까지 옛 생각만 하며 살 거냐며, 미래를 꿈꾸라는 요구를 내게 하기도 하지만
나는 뭐, 만족스럽다.

내게 중요한 것은 경험이고, 나의 삶이다.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고, 그러한 기억을 최대한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게
내 삶의 문제다.
나의 스타일은 내가 선택한 내 현재이지,
결코 내가 선택하고 싶은 내 미래가 아니다.
그러기에 이미 선택하여 온 내 과거는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단지 그 뿐이다.
과거를 단순히 옛 기억으로 치부해 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완벽한 운명론자로서 나의 숙명을 그대로 받아드릴 자세가 되어 있다.
내 숙명, 그리고 내가 쌓아놓은 과거의 토양 위에서
과거의 실수과 잘못까지도 내가 감싸안고, 내 행동에 내가 책임을 지고 현재를 살아가고 싶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 좋은 인상으로 남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는다.
단지 나를 위해 내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것 뿐이다.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05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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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