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끄적끄적 91 0006 (2000-07-13)

작성자  
   achor ( Hit: 2908 Vote: 18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끄적끄적

『칼사사 게시판』 36872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91 0006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7/13 08:12    읽음:  0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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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말하는 방법에 혼란을 겪게 된다.
    말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어떻게 말을 하여야할지 알 수 없어진다.

    그리고 두려워진다.
    나이는 삶에 책임을 부가한다.
    쉽고 가볍게 이야기한 것들에도 나는 이제 얽매인다.

    내가 여름을 좋아했던 까닭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계절적 이점이었다.
    나는 밤을 좋아한다.
    아무리 늦어져도 얼마든지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여름을 나를 좋아했다.

    그러니 이제는 여름을 좋아할 까닭을 잃어버렸다.
    단지 느슨한 건 아직 좋다.
    사람들 모두 축 쳐져 무엇을 해야할지 모른 채 그냥 흐느적거리는 게 좋다.
    loose.
    느슨한. 매어있지 않은. 헐거운. 축 쳐진.

    다시금 새천년의 그 기대감을 느끼고 싶다.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나를 완전히 열광시켰던 그 새천년은 겨우 이것뿐이다.
    벌써 반을 훌쩍 넘겨버린 허무한 새천년이 조금은 원망스럽다.

    그렇지만 나는 성장한다.
    한창 바쁠 이틀 전
    갑작스레 두 친구가 사무실 근처로 찾아와선 내게 말했다.

    많이 늙었구나.

    늙는다는 것. 시간이 흐른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삶을 알게 된다는 것. H2 완결판을 본다는 것.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전화를 받는다는 것.
    음악을 듣는다는 것. 영화를 본다는 것.
    조용한 찻집에 홀로 앉아있는다는 것. 전시회장을 거닌다는 것.

    언제나 마지막은 죽음이다.
    죽음.




    그리고 yahon의 컴백을 환영한다.
    아마도 이제, 다시 나우누리에 연결되어 있을 것도 같다.












 제  목:(아처/] 상쾌한 토요일 오후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6/17 15:54    읽음: 13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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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집. 어쩐지 기분이 좋은 토요일 오후다.
    잘 됐든 잘 되지 않았든 어쨌든 급한 불은 대강 꺼놓아
    아주 시원하고,
    또 후덕지근한 여름날이 마음에 든다.

    어머니께서 끓여놓으신 조개탕이 의외로 맛있게 느껴지고,
    사랑 타령 하는 친구들이 귀엽다. --;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오늘은 칼사사 7월 정모가 있다고 한다.
    이따 일이 있긴 하지만
    가봐야지.
    나는 친구들이 참 보고 싶은데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조금은 서운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렇다. --+

    징크스.
    게시판에 글을 쓸 때면 꼭 담배가 떨어진다.
    이상한 일이지만 또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무언가를 할 때면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된다.
    그러니 평소 같으면 여유로울 담배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한 이치.

    집에 있는 컴퓨터가 고장난 게 며칠인데
    여전히 그냥 돌리고 있다.
    컴퓨터 고장이라면 신물나도록 고쳐봤기에
    이제 왠만한 수리는 껌이라며 혼자 우쭐해 하지만, --+
    막상 일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고치려고 하니 귀찮다.
    나는 나를 위해서는 그저 자고 싶을 뿐이다. zzz.

    TV에선 한국과 일본의 ABA 농구경기 중.
    일본인 이름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미도리, 히까리, 하루까, 사끼마 그리고 아야꼬.

    앗. 늦겠다.
    빨리 일 보고 정모 가야지. --+
    쌈박한 여인들 많이 왔으면 좋겠다. 냐옹. --;


                                                            achor Webs. achor

 제  목:(아처/] Re: 어라.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6/23 00:10    읽음: 17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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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곡나라,라는 ID는 아직 기억하고 있어.
    의외로 사소한 기억력이 내겐 있단다. --;

    혹 너 역시 아직 기억하고 있니?
    시공을 초월한 고독한 사막에 홀로 존재했던
    그 동사서독을.



                                                            achor Webs. achor

 제  목:(아처/] 괜한 짜증                                           
 올린이:achor   (권아처  )    00/06/29 18:05    읽음: 20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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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젠장할 날씨다.

    기분 좋게 비올 때가 있다.
    그럴 땐 옛 생각도 나고, 흘러간 가요도 떠오르고...
    뭐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데
    오늘은 영 아니다. 이유 없이 축 가라앉는다.

    그리하여 채팅이나 할까 하고 대화방을 찾았는데,
    방이란 방은 모조리 WinAmp 음악방이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마땅한 방도 없어서 대충 아무 데나 가보자, 하고 들어가면
    초장부터 지겨운 소개 및 흘러가는 이야기들.

    그리하여 결국은
    허락도 없이 CJ라는 이름을 단 유행의 반딧불에게 반감이 생겨버렸다.

    나는 철없는 CJ를 경멸하기로 했다.
    그들은 대화명에 향수이름을 쓰는 인간들과 똑같은 족속이다.
    환상과 동경의 꿈만으로 가득 차 버린 허풍쟁이들.

    물론 개 중에는 장내 유망한 DJ를 꿈꾸며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개는 어쩌다 서버 하나 잡아서 WinAmp 돌리며
    괜히 폼 재는 사람들이란 선입견이 앞선다.

    일전에 대학생을 싫어했던 적이 있다.
    시대의 지식인이어야 할 대학생들의 추잡한 문화나
    얄팍한 지식으로 겁없이 떠들어대는 주접이
    참 보기 싫었었다.

    화살이 내게 돌아오는 건 알고 있다만.
    어쨌든 그랬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대학생이든 아니든 그런 건 인간의 개별적인 차이에 기인했던 것이었다.

    저 허접대가리들이 싫다.
    "아무도 보지마"라는 제목을 달아놓곤
    "이럼 다 볼 줄 알았지"하며 극도의 유치함을 구사하는 동창이나
    "기연겅주", 혹은 "ㅈ ㅏ ㄱ ㅏ"라고 쳐서
    어떻게든 튀어보려고 발버퉁치는 인간들.
    모두 한심해 보인다.

    그런 허접대가리들은 머리를 둥글게 잘라서
    뇌를 한 번씩 갈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많은 시간동안 쌓여온 그 미치광이 행동양식들이
    절대 고쳐지지 않을 게다.

    김수현도 싫다.
    자기 직전 KBS에서 재방되는 "목욕탕집 남자들"을 봤는데
    전체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개별적인 대화들.
    그 따위 사상과 이야기로 유명세를 얻었다는 걸 용납할 수 없다.

    할수만 있다면 허접대가리들에게
    인생의 쓴맛을 보여주고 싶다.
    니들이 그렇게 놀고 있을 게 아니라고 몽둥이로 때려가며 강압하고 싶다.

    아, 이렇게 이유 없이 쏟아버려도 별로 기분은 좋아지지 않는군. --;
    뭘 해야 좀 나아지려나. --+
    괜히 시비 좀 걸어봤어.
    사실 부럽잖아. 화상채팅 속에 그 예쁜 여자 애들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데. --;

    일도 잘 안 되고, 마땅한 스트레스 해소방법도 없고...
    아이씽, 젠장할 세상. --+

    인간들이 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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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Last Modified: 09/06/2021 17: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