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惡 (1999-06-26)

작성자  
   achor ( Hit: 1380 Vote: 16 )
홈페이지      http://empire.achor.net
분류      Etc

『칼사사 게시판』 33038번
 제  목:(아처) 惡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6/26 01:21    읽음: 41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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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惡이 되고 싶어.
        추잡하고 저속한 악당이 아니야.
        난 순수한 惡이 되고 싶은 거야.

        순수한 惡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랙이야.
        순수한 惡은
        관념으로서, 개념으로서, 가치로서 존재하는 거야.

        흑백논리가 되어선 안 돼.
        善하지 않은 것은 善하지 않은 것일 뿐야.
        善하지 않은 것이 惡이어서는 안 돼.

        순수한 惡은
        善의 대립된 가치로서
        나쁘지도, 악하지도 않아.
        다시 말해 순수한 惡은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惡心, 악한 마음이야.

        특별히 가시적인 현상이 없어서 잘 설명하진 못하겠어.
        그나마 가장 비슷한 건
        아주 힘겹게 갓난아기의 이기심에서 찾아볼 수 있어.
        아무런 사회적 영향도 받지 않은 갓난아기의 본능.
        쌍둥이 동생을 밀쳐내고 먼저 어미젖을 빨려는 그 이기심.
        고작해야 이게 순수한 惡, 비스무리한 편이야.
        그렇지만 정확히 그건 또 아냐.

        순수한 惡의 모습을 차근차근 잘 살펴보렴.
        아무도 그것을 악하다고 말하지 못해.
        아무도 그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해.
        그것은 아주 신성한 가치로서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처럼 우러러 봐야지만 볼 수 있어.
        우리 눈에 쉽게 보이는 더럽고, 추한 나쁜 것들을
        순수한 惡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줘.
        내가 다 슬퍼져.

        사회 속에서 얻어진 조잡한 욕심은
        善의 적일 뿐만 아니라 순수한 惡의 적이기도 해.
        그것들은 惡의 이름을 더럽혀.
        난 그게 싫어.
        惡이 무시당하는 게 싫어.

        난 그 순수한 惡이 되고 싶어.
        惡의 化身으로서 이 땅위에 군림하고 싶어.

        어때,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니?
        잘 설명하지 못하겠어. 그게 안타까워.

        태초에 唯一神이었는지, 多神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믿는, 의미하는 神은 틀림없는 多神이야.
        거죽을 모두 벗겨버리곤
        善의 신과 동등한 위치에  순수한 惡의 神으로서 존재하고 
      싶어...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418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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