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22484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14
올린이:achor (권아처 ) 97/07/16 00:44 읽음: 3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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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아니 오늘 아침이구나
난 얼굴도 모르는 한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었단다.
그녀는 정확히 모른 어떤 문제로
잠을 못 이룬 채 불만을 갖고 있었어.
내가 그리 많은 도움이 될 수는 없었지만
난 뭔가 도움이 돼주고 싶었어.
그리곤 조금 전에 MTV PD수첩을 봤어.
언제나처럼 우선 느끼는 것은
어떤 사건을 대함에 내 뚜렷한 사고가 없다는 것,
나를 미치게 해.
그리고 나서 진호의 '꿈'이란 글을 읽었고.
그리곤 난 참을 수 없는 감정으로 '광란의 노래방'에서
희망이 있던 고등학생 시절의 추억이 있는
'그래 이제부터가 시작이야'와
마지막 날 함께 얘기했던
'칵테일사랑'을 목청이 터지라 불렀단다.
이런 내 행동들을 주절이주절이 늘어놓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그렇게 나 역시 너희들이 갖고 있는
암담한 미래와 침몰하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해 볼려고.
'그래 이제부터가 시작이야'라는 노래는
고등학생 시절 내게 환상만 같았던 대학생에 대한 동경이었단다.
당시 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면,
내가 어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대학교정 안에서
내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아름다운 웃음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곤 했어.
'칵테일사랑'이라는 노래는
어느 비오는 날은 연상하게 한단다.
그 노래가 나왔던 시기는 내가 고2였을 때인데,
당시 천리안을 하고 있던 나는
어느 비가 오늘처럼 보슬보슬 내리는 날,
왠지 외로워져서 '미치도록 외로운 사람을 기다리는 방'을
잘 가지 않던 대화방에서 만들어 놓고
그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도 오지 않아서 더욱 슬픔을 줬던 노래야.
그렇게 이런 일회용적인 대중가요도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만큼의 의의를 갖나봐.
내가 처음 집을 나올 때의 내 모습은
지금의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말야.
난 선천적으로 상업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그렇다고 동네 구멍가게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감에는 난 마음이 끌리지 않아.
역시 삼국지 인물 데이터에서
난 항상 인물의 능력은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곤 했어.
이거 아니면 저거,
중간이간 내가 선택한 인물의 능력에 존재하지 않았단다.
있으면 100이란 최대치까지 도달하고,
없으면 0이란 최소치까지 도달하고.
언젠가 한 나를 이해할 수 있을만한 친구에게
이런 말은 한 적이 있어.
나를 낙천주의자로 봐준 그 친구에게 난
"내가 운명론자이기 때문이야."
라고 말해 주었거든.
인생을 쉽게, 별 걱정없이 살아가는 방법이긴 하지만
난 그의 말만큼 완벽한 낙천주의자는 아닌가봐.
이렇게 내 지금의 삶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말야.
(읔. 친구한테 당구장 가자고 전화가 왔군. --;
대충 끄적대고 나가봐야겠당. --+)
그래도 난 너희들보다 다행이지 모야.
이렇게 답답할 땐 마음껏 소리지르고 발악을 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으니 말이야.
이건 내 소중한 자랑거리란다.
그래. 너희들 모두 지금 역시 훌륭히 잘 살아가고 있지만 말야.
더욱 삶에 치열하게 고뇌하고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
나 역시 말이야.
3672/023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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