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뉘른베르크 재판 등으로 나치 잔당 소탕을 제대로 해낸 것과 달리
우리는 광복 이후 친일 세력 소탕에 실패한 것이 참 안타까웠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었는데,
이제서야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게 됐다.
이런저런 사연 있었겠지만 결국은 친일파가 너무 많았던 것, 그것이 문제이지 않았을까.
이상적인 진리가 있다고 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진리를 찾는 게 쉽지 않고, 심지어 거의 불가능 해 보인다는 게 최근의 내 결론이다.
우선 다수결이 있지만 다수의 뜻이 항상 진리를 대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문제고,
설령 다수가 진리에 손을 들었다 해도 다수에 의한 폭거, 소수에 대한 배려 등의 주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곧 일정 이상의 수가 모여 집단화 되고, 세력화 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진리로부터 벗어난 완벽한 헛소리라도 결국 듣고 사는 수밖에 없겠더라.
치유할 수 없는 종양처럼 평생 그저 안고 살아야만 한다.
반민특위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이승만 정부가 맞다.
경찰로부터 사무실 습격을 받기도 했고, 강제 해산도 당했고, 반민족행위처벌법 개정도 당했다.
그렇지만 그 근간에는 일제 치하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크든 작든 친일 행위자가 너무 많았고,
자신 또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반민특위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잖치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처음엔 쥐 죽은 듯 고요했겠으나 친일로 인해 돈과 권력을 이미 갖고 있던 터, 이를 활용해 점차 소리내지 않았을까.
광복 직후 빠르게 처벌하지 못했기에
친일 행위자들은 점차 소리 낼 수 있었고, 일정 이상이 모여 집단화 하고, 세력화 할 수 있었으리라.
치유할 수 없는 종양처럼 아직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번엔 결국 우리 국민이 잘 해결해 낼 것이지만 초기 빠르게 내란 가담자들을 모두 솎아내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아, 상식적으로 좀 이해되지 않는 것, 한 가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심지어 법원을 불신하는 세력이 보수라는 점은 참으로 기이해 보인다.
진실도, 상식도, 법원의 판단마저 통하지 않을 때
그리하여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되고, 법과 질서가 통용되지 않을 때
그 끝은 폭동이고, 내란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많아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보수주의자들에게는 결코 이로울 것이 하나 없을 것인데,
폭동으로 자신의 재화가 약탈당하고, 내란으로 자신의 자산이 파괴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인데
참으로 기이해 보인다.
그들은 보수인가, 바보인가.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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