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1133번
제 목:(아처) 끄적끄적 54
올린이:achor (권아처 ) 99/01/14 02:07 읽음: 30 관련자료 있음(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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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응수의 전화
입대한 지 이틀만에 응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는 선배가
있어 전화를 쓰게 되었다는 말을 하며...
예상했겠지만 내가 전화를 직접 받은 건 아니었다. 음성을
나중에 확인한 게다. 어디선가 "그럼 그렇지"하며 내 사랑스
러운 Jita를 욕할 싹퉁머리 없는 인간들을 위해 말해 두자
면, 허허, 이번은 Jita 탓이 전혀 아니라 단지 내가 자고 있
을 때 연락이 왔을 뿐이었다. --+
어쨌든 응수는 무사히 잘 있다고 하며, 근시일 내에 우편
연락은 힘들 듯 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편지
를 보내고픈 사람이 있다면 내게 연락을 하도록. 아주 친절
한 미소를 머금으며 가르쳐 줄 테니. -_-;;
2. 프로필을 보면서...
종종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면 난 너희들 프로필을 쳐보
면서 너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공상해 보곤 하는
데, 그럴 때 가끔 이제는 사라져 버린 아이디의 프로필을 쳐
볼 때가 있다.
다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며칠 전 정민(pupa)으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거의 3년이
되어 가는 세월의 흐름을 넘어서! 그 반가움의 크기를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여기 이곳에 이렇게 쭉 머무르다 보면 종종 다시 찾아오는
추억 속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보고 싶고, 소식
이 궁금한 사람들을 다시 만날 때 느끼는 그 반가움이란...
지난 날 그토록 좋아했던 [CRAVEN 100s]를 오늘 오랜만에
피워 봤는데, 그 반가운 맛과 비슷한 느낌이다. 조금은 친숙
하면서도 조금은 어색한 그 느낌.
3. 진재영
진재영이란 연기자가 있(었)다. 난 그녀를 생각한다. 매니
저와의 성추문 이후 종족을 감춰 버린 비운의 여인! 허허.
그녀는 지금쯤 뭘하면서 살고 있을까?
첨엔 참 좋아했었는데... ^^;;
만약 그녀의 실종이 들켜 버린 순수함의 결핍에 기인한다
면, 만약 그렇다면 이 시대는 얼마나 부정하단 말인가!
4. 관계
한 친구 이야기.
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그런데 또
다른 여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그 다른 여자친구의 또 다른
남자친구가 있고, 그 또 다른 남자친구의 부인이 있다.
과연 이 다섯의 관계는 무엇이란 말인가!
청동기시대에 행해진 자연본위의 집단적 난혼을 꿈꾼단 말
인가? 아니면 플라톤의 공동체적인 이데아를 꿈꾼단 말인가!
혹은 단순한 변태집단이란 말인가. -_-;;
이러한 관계들이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된다
면, 난 모든 미련이나 질투나 시기나 소유욕을 버린 채 완벽
한 자유연애를 꿈꿀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5. 친구의 애인
앞서 말한 친구의 이야기.
서로 결혼을 이야기할 만큼 가까운, 그런 애인을 둔 내 친
구가 바람피기에 결정적으로 성공한 건 어제일이다. 평소 봐
뒀던 한 여자에게 접근하였으나 그녀에게 유부남인 남자친구
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후 좌절도 겪었지만 어쨌든 어제 그
친구는 그 여자와 첫 키스를 나누곤 내게 자랑하듯이 떠벌려
댔다.
사실 난 그 친구가 키스를 하든 말든 별 생각이 안 드는데
그는 마치 자신이 대견스러운 양 내가 부러워하고 있을 거란
표정으로 "가지 쳐줄께"따위의 말을 늘어놓았다.
뭐 가지 쳐주는 거야 굳이 마다하지 않지만 허허, 이제는
남의 키스 얘기에 부러운 표정을 짓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신적 사랑을 신봉하는 그런 가식적인 성인군자
는 아니고, 다만 키스를 하든 말든 별 상관이 없다는 게다.
한 번 키스를 하고 난 후 [우리는 키스를 할만큼 가까운 사
이]란 사실을 느끼고 나면 키스에 큰 미련을 두지 않는다.
어쨌든...
그는 오늘 그 여자를 또 만나면서 나와 같이 가 달라고 졸
라댔다. 그 친구가 특별히 여자에 대해 수줍음을 타는 그런
성격은 아니고, 뭐 좀 다른 분위기 연출을 위해서.
난 내 파트너가 없으면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말해 줬지만
뭐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결국은 따라가 주었다.
예전 그 여자를 나 역시 한 번 본 적이 있지만 그다지 매
력적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헉, 오늘은 느낌이 예전과 달랐
다. 아주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그녀가 왠지 나 역시도 괜
찮아 보였던 게다.
문제는 친구의 애인이라는 것. !_!
내 친구 성훈은 이 점에 대해 굉장한 뚝심이 있었다. 친구
의 애인에게 찝쩍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별다른 말
조차도 하지 않았다. 괜한 오해로 친구간의 우정이 깨지는
것에 대한 철저한 대비라고나 할까.
나 역시 친구의 애인에게는 절대 껄떡이지 않는다는 신념
을 갖고 있지만 오늘 같은 날, 참 난감하기는 하다. --;
그 내 친구가 잠깐 자리를 비워 나와 그 여자만 단 둘이
남아 있던 시간, 난 침묵했다. 혹시 라도 그 친구가 돌아와
나와 그 여자가 히히덕대는 모습을 본다면 어쩌면 질투를 느
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한 오해는 사고 싶지 않다. 아
무리 호감이 간다 하더라도 우정을 깨면서까지.
껄떡거림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친구의 여자와 마주선다는
건 꽤나 힘든 일이란 생각을 해본다.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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