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사사 게시판』 30713번
제 목:(아처) 문화일기 108 약속
올린이:achor (권아처 ) 98/11/22 05:06 읽음: 27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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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김유진, 신씨네, 1998, 영화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담배를 끊으라고 말을 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과거에 그랬던 기억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답은 한 가지.
난 할 수 없다.
그것이 사랑의 불완전함 혹은 결핍이라 말을 한다 하더라도
난 어쩔 수 없다.
난 그 정도 인간밖에 못 된다.
공상도는 담배를 끊었다.
자기는 약속 같은 거 하지 않는다고 말은 했지만.
난 공상도가 아니다.
'영원히 마음속에서 지우지 않겠다'는 약속.
무척이나 인위적으로 들렸던 그 말은 가슴에 잘 와닿는 말이 아니었다.
한껏 멋을 내기 위해 잘 인조된 그런 가식,
그 말 속에는 그런 독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
멋진 말 한마디를 위해 폼을 재고 싶지는 않다.
난 그저 자연스러운 대화가 좋다.
그 해 겨울 난 혼자였다.
그리고 내 친구는 멋진 애인이 곁에 있었다.
유치찬란한 사랑과 우정에 관한 문제.
함께 술을 마실 때 그는 항상 그의 애인편이었다.
그렇지만 그에게 서운하진 않았다.
내가 그라도 그렇게 했을테니.
사소한 장난은 나와 익숙했다.
그 해 겨울 그는 헤어졌고, 난 사랑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엇갈렸던 게다.
성당에서 지겨운 결혼을 마친 후
묵묵히 걸어나가는 모습.
그 절제미가 흐르는 모습은 내게 가장 멋진 장면으로 남았다.
그렇지만 난 그의 사랑을 의심한다.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사랑은 너무도 절대적이어서
사랑하기에 떠난다는 걸 용납할 수 없다.
의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심에 사랑이 완벽할 수 없다면
그 사랑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던 거라 믿는다.
난 절대적 사랑을 신봉한다.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절대적 사랑 말이다.
98-922034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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