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치도 않게 빡시게 살아가고 있다.
5시에 일어나 새벽 별 보며 출근하여 자정 넘어 귀가,
귀가 후 바로 수면에 든다 해도 하루 4시간 자기도 버겁다.
운이 좋은 날이라면 19시에 퇴근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집에 오면 21시.
전에도 일찍 와봐야 20시였으니
최대치만 따져본다면 고작 1시간 차이이겠으나
실상은 1시간 차이가 아니다.
기상 시간을 고려하여야만 한다.
과거엔 8시에 일어나도 생쇼를 하면 지각을 면할 방법은 있었으니
새벽 2시는 기본이요, 3-4시까지 버티는 것도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은 했다.
그러나 이제는 3-4시까지 버틴다는 것은 밤을 그냥 샌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다.
곧 평소보다 2시간은 먼저 일어나야 하는 만큼 노동시간을 따져봤을 때 2시간 이상 일찍 자야하고,
그 2시간은 차이는 삶의 질에 있어서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걸 깨닫는다.
21시부터 24시까지.
집에서 숨쉬는 건 고작해야 3시간이다.
1/3은 저녁을 먹어야 하고, 1/3은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잠깐 한다 치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건 1시간이 고작이다.
시윤 얼굴 조차 못 보고 지나는 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퇴근하여 밥 먹고, 대충 뭉개며 TV를 보다 보면 곧바로 자야만 한다.
어쩐지 시간에 쫓긴다.
두 번째 문제는 영어.
영어 안 쓴 게 강산이 변하고 변한 시간인 것을,
지금에 와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레 직면하고 있으니 고전 중일 수밖에 없다.
일단 많은 문서들, 페이지가 적지도 않다, 80 여 페이지가 기본,이 영어이고,
그냥 주변에서 같이 일하는 게 외국인 직원이다.
회화는 고사하고, 독해도 버벅거리고 있거늘 다음 달에는 인솔자로 외국 출장이란다. 아놔.
내가 인솔할 게 아니라 나를 인솔 좀 해줘야 하는데.
그래도 일 자체는 좋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고,
헤드 역할만 한 채 실행을 위한 국내마케팅, 해외마케팅팀과 해외 법인들을 별도로 둘 수 있다는 건
뭐랄까, 세계적인 회사에서 세계를 상대로 일하는 느낌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정말 그런 건지, 아직 잘은 모르겠다만.
다만 한 가지,
아내와 시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어져 가는 게 아쉬울 뿐이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아이 크는 모습을 못 봤더라, 했던 문과장님 말씀이 뇌리를 스친다.
- a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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