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에게 말하지 않았다 (2010-05-15)

Writer  
   achor ( Hit: 4425 Vote: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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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D      정치

1.
정확한 말 같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가진 것이 많아 그것을 지키려 하는 보수들은 고인 물이 썪듯 부패로 귀결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고,
현실을 고치려 하는 나름의 이상을 갖고 있는 진보들은 이상실현의 방법 차이로 분열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겠다.

경기도지사 후보의 완전한 야권 단일화 요구는 매우 높고,
이는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을 것 같다.



2.
심상정 후보의 블로그를 둘러 보며,

결국 단일화는 되겠지만
온전히 심상정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란 쉽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유시민이란 인물 자체에 대한 반감도 상당해 보였고,
과거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의 정책 방향이 진보신당의 입장과 차이를 지녔던 경험도 그 원인인 듯 싶다.

김문수와 유시민의 차이는 유시민과 심상정의 차이보다 더 적다며
오히려 김문수와의 후보단일화를 하라고까지 이야기 하는 그들의 견해에도
일견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 버렸다.

진보냐, 보수냐를 가른다면 유시민과 심상정이 편이겠지만
중도적인 부분을 얼마나 안고 가느냐의 문제에서는 오히려 김문수와 유시민이 더 가깝기도 하겠다.

유시민은 모르겠고,
적어도 나와 진보신당과의 간격은 적지 않은 듯 하다.

물론 성장보다는 분배를, 기업가보다는 노동자를 더 중시하는 방향은 같지만
미국 등 외국과의 관계적 측면이나 분배를 위한 제약의 수준에서 구체적인 방법으로 들어간다면
그 차이를 줄여나가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3.
더 이상 심상정에게 단일화를 위해 후보 사퇴하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그녀 정당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좋겠다.
나름의 이상이 있고, 뜻이 있는데
반 한나라당 연대만으로, 상대적으로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후보 사퇴를 종용 당한다면
윽박당하는 느낌이나 피해의식을 가질 만도 하겠다.

다만 민주당도, 민노당도.
당연히 나름의 이상과 뜻이 있을 것인데
그럼에도 자신들의 이상과 뜻만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타협하고, 양보를 해냈다.

아마도 선거 전까지 결국 단일화는 하겠지만
안 한다면 어쩔 수 없고,
적어도 현재까지 타협하는 데 인색했던 모습만큼은 기억할 만 하다.


나는 @sangjungsim에게 글을 남기는 것 대신 unfollow를 택했다.
23,300명의 followers 중에서 나 하나 빠진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4.
그러고 보니 자꾸 투표권도 없는 경기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 있는데, -__-;
솔직히 투표권을 행사할 서울에서는 한명숙 보다는 노회찬에게 투표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오세훈의 재선을 보고 싶지도 않다.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건 물론 아니지만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선택 속에서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회찬이 억울해 할 것은 없다.
유시민만큼의 파괴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노회찬, 자신의 탓일 것이니.

당연하게도 노회찬 역시 한명숙과 후보 단일화 하는 게 맞고, 결국 할 것임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마찬가지로 (내가 말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겠지만) 그에게 단일화 하라고 얘기할 생각은 없다.

- achor


본문 내용은 5,436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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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9/27/2001 13: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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