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밤을 새다가 배가 고파진 우리는
1시 쯤 편의점을 향해 나섰다.
집앞에 있는 편의점에 가기에 별 준비없이
그냥 있던 대로 집을 나섰으며
편의점에 도착한 우리는 별달리 먹고 싶은 게 없어서
성대 정문까지 가 보기로 했다.
성대 정문 앞 다른 편의점에서 결국 만두와 아이스크림을
사곤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는 겨울밤 날씨답지 않게 따뜻했다.
우리는 왠지 마로니에 공원에 가고 싶어졌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결코 고삐리를 꼬시기 위함은 아니닷! *^^*)
비록 한 손에는 만두를 들거나,
혹은 츄리링에 슬리퍼를 신은 상태였지만,
단지 가보고 싶었고, 우리는 갔다.
마치 그들이 호텔 켈리포니아를 가듯이...
겨울밤엔 아직 마로니에 공원에 가본 적이 없기에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하였다.
넘쳐 나는 삐끼들을 뒤로하고 마로니에로 향했다.
역시 혜화역 부근에는 이미 지하철이나 버스는 끊겼음에도
많은 젊은이들이 향연을 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마로니에에 도착했고,
한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 주위에 앉아 마음껏 농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적어도 그들에겐 밤이 없었다.
마치 낮에는 잠잠하게 죽어있다가
밤에야 비로소 제 세상을 만난듯이
그들의 행동에는 힘이 넘쳤고, 자신있어 보였다.
우리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20대 중후반의 남녀 혼성이었다.
한 15-20명 가량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함께 기타를 치며 노래부르는 모습은
너무도너무도 좋아보였고, 무척이나 부러운 광경이었다.
함께 부르던 목소리 가운데 독특하게 뛰어나게 잘 부르던
목소리가 있어서 우리의 시선은 그 사람을 향해졌다.
긴 머리에 어두운 불빛 가운데 소리치는 그 사람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고, 열정적으로 보였다.
밤새며 함께 할 수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난 지난 칼사사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함께 술을 마시고 연대 들판에 누워 함께 노래 부르던 그 때...
그 때 우리는 너무도 행복했다.
다들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후~
농구를 하고 있는 한 패거리의 모습도
무척이나 정열적이었고, 그들이 땀 역시 무척이나 부러운 것이었다.
아직 겨울밤은 따뜻하다라는 것을 생각하며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ps. 무척이나 괜찮은 여자들이 많았으며,
짝짓기도 무척이나 성행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예전 가을밤 성훈, 정규와 함께 와서 얘기 나누던 그 날과,
그 오래전 날이 다시금 떠올랐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행복할 수 있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