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qi] 심경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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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객기 ( Hit: 685 Vote: 70 )


어제 모임이 잘 끝났다니 정말 다행이다...

아무런 준비없이 맞은 졸업 탓에 여유가 전혀 없다...
마지막 방학이지만, 그토록 원했던 휴식은 꿈도 못 꾼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계속 생기다보니...
이제는 공부라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모르겠다...

하지만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피곤한 몸으로 사람들을 기다리고 싶지는 않았다...

작금의 몇 가지 일은 내 심경을 매우 예민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즐거운 자리에서 굳은 얼굴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솔직히 칼사사 친구들에게는 매우 미안하다...
두목이라는 사람이 정모에 대해 그리도 무심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사실 정모와 관련한 내 불편함은 여러 가지로 쌓여 있었다...
3월 정모를 치르면서 폭발 직전에 다다른 내 불만에 대해...
achor와 ooni, 서눙은 각자의 방식대로 나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4월 정모에서는 좀 풀고 싶었다...
그 누구에게도 열지 않았던 내 집에 친구들을 맞이해서...
그들과 허물없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내가 쌓은 벽은 너무나 공고했다...


비가 내렸다...
아무도 오지 않겠다고 했다...
뭐, 그런 건 다 이해할 수 있다...

"신림이 아니라서..."

나라도 그런 궂은 날씨에는 집에 있고 싶다...
그리고 그 말은 절대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말 한 마디는 치명적이었다...
서눙의 조심스럽던 말투도 이해하지만...
칼사사 타임으로 설명하기엔 이미 너무나 골이 깊었다...


게시판에 대고 내 짜증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싶진 않았다...
그건 이미 내 식구들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말이다...

더 이상 칼사사에 대해 나쁜 기억을 만들기 싫었다...

자기 분야에서 전력을 다 하고 있는 사람들...
이곳만의 독특한 색깔은 분명 내게 큰 힘이 되었고...
나 역시도 그런 이들을 벗이라 부를 수 있다는 게 즐거웠다...

조금은 꽉 조여진 일상에서 벗어나...
약간이라도 늘어질 수 있는 공간이 이 곳 외에 더 있을까?
내겐 그런 휴식이 절실했으니까...


난 이 모임에서만큼은 내 색깔을 내기가 힘들다...
그만큼 다른 이들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한다는 말도 되고...
한편으로는 내 정체성에 대해 의심받는다는 말도 되고...

언젠가 누군가 내게 지적한 말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나에 대해 존재감을 못 느끼는 것 같다...
홈피 링크를 봐도 그렇고, 번개 이야기를 뒤늦게 들을 때도 그렇고...

한편으로는 아처같은 카리스마에 부담도 많이 느끼거니와...
뭐 내 잘못이기도 하지만 괜히 군대간 2년이 더 원망스럽다...
그냥 내 태생이 달라서 그렇다 생각하기엔...
뭔가 울컥하는 것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며칠 전의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더 미뤘다가는 때를 놓칠 것 같았다...

말머리에서 보듯 이미 스스로는 두목이란 이름을 쓰지 않듯이...
7월 정모를 끝으로 '공식적으로도' 두목의 자리를 벗고자 한다...

무책임한 그간의 행동에 대해서는 충분히 욕먹을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칼사사가 신림에 고착되어버린 듯 하여...
솔직히 마음 한 켠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본문 내용은 8,310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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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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