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惡

작성자  
   achor ( Hit: 153 Vote: 1 )

난 惡이 되고 싶어.
추잡하고 저속한 악당이 아니야.
난 순수한 惡이 되고 싶은 거야.

순수한 惡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랙이야.
순수한 惡은
관념으로서, 개념으로서, 가치로서 존재하는 거야.

흑백논리가 되어선 안 돼.
善하지 않은 것은 善하지 않은 것일 뿐야.
善하지 않은 것이 惡이어서는 안 돼.

순수한 惡은
善의 대립된 가치로서
나쁘지도, 악하지도 않아.
다시 말해 순수한 惡은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惡心, 악한 마음이야.

특별히 가시적인 현상이 없어서 잘 설명하진 못하겠어.
그나마 가장 비슷한 건
아주 힘겹게 갓난아기의 이기심에서 찾아볼 수 있어.
아무런 사회적 영향도 받지 않은 갓난아기의 본능.
쌍둥이 동생을 밀쳐내고 먼저 어미젖을 빨려는 그 이기심.
고작해야 이게 순수한 惡, 비스무리한 편이야.
그렇지만 정확히 그건 또 아냐.

순수한 惡의 모습을 차근차근 잘 살펴보렴.
아무도 그것을 악하다고 말하지 못해.
아무도 그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못해.
그것은 아주 신성한 가치로서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처럼 우러러 봐야지만 볼 수 있어.
우리 눈에 쉽게 보이는 더럽고, 추한 나쁜 것들을
순수한 惡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줘.
내가 다 슬퍼져.

사회 속에서 얻어진 조잡한 욕심은
善의 적일 뿐만 아니라 순수한 惡의 적이기도 해.
그것들은 惡의 이름을 더럽혀.
난 그게 싫어.
惡이 무시당하는 게 싫어.

난 그 순수한 惡이 되고 싶어.
惡의 化身으로서 이 땅위에 군림하고 싶어.

어때,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니?
잘 설명하지 못하겠어. 그게 안타까워.

태초에 唯一神이었는지, 多神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믿는, 의미하는 神은 틀림없는 多神이야.
거죽을 모두 벗겨버리곤
善의 신과 동등한 위치에 순수한 惡의 神으로서 존재하고
싶어...

98-9220340 건아처


본문 내용은 9,407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c44_free/24515
Trackback: https://achor.net/tb/c44_free/24515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LINE it! 밴드공유 Naver Blog Share Button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28156   1482   117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    댓글들에 오류가 있습니다 [6] achor 2007/12/0856484277
25952    [돌삐] 라면 먹는다 dolpi96 1999/08/061531
25951    [돌삐] 야근 후의 단상 dolpi96 1999/08/061531
25950    [노새] 사람을 만나고 싶다. 재가되어 1999/08/181531
25949    [롼 ★] 학교에 가면. elf3 1999/09/071531
25948    [돌삐] 한 여자에 대한 두남자의 추억 dolpi96 2000/01/031531
25947    [주니] 인간이란.... dazzle07 2000/04/261538
25946    [푸르미]감사감사.. 다맛푸름 1996/06/091541
25945    (아처) 유혹 achor 1996/06/091541
25944    [소드] 저어길... 또 다시 성검 1996/06/101543
25943    [푸르미]대단하군... 다맛푸름 1996/06/101541
25942    [필승]2000이닷! 이오십 1996/06/101542
25941    [푸르미]to 아쳐 다맛푸름 1996/06/111544
25940    (아처/아처칼럼3) 집안 일 돌보는 남자, 직장 다니는 여자 achor 1996/06/131547
25939    (아처) 누군가 남겨준 음악 메세지 achor 1996/06/141543
25938    님은 먼곳에.. lhyoki 1996/06/141544
25937    내눈물모아.. lhyoki 1996/06/151546
25936    아처 2524 lhyoki 1996/06/151547
25935    [실세twelve] 음 다이닦기.... asdf2 1996/06/161547
25934    [울프~!] 어느 수퍼맨의 이야기.. wolfdog 1996/06/161544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당신의 추억

ID  

  그날의 추억

Date  

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3/16/2025 18: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