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악마대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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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165 Vote: 5 )

* 원래 신을 믿는 존재에게 그에 맞서는 Satan의 존재는 그 믿음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지난 1998년 1월 14일 늦은 시간
연초의 보름달이 뜨는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두고선
악마들의 대향연이 벌어졌었다.

이를 공개해 본다.






#1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

바람이 차갑게 불어오는 가운데 태양은 구름에 가려
전체적으로 어둡다.
아처가 등장할 때 음악1 점차적으로 거세지면서
배경 암울해 진다.

웃음없는 냉정한 표정으로 호겸 뒤 10m 뒤에서 주시한다.
호겸 문득 깜짝 놀란듯이 뒤를 돌아보고 아처를 발견한다.

호겸 : (냉정한 표정으로) 아이 씨방새야! 지금이 몇시야!
아처 : (씹으며 호겸과 어께동무를 하고 끌고 간다.)
호겸 : (더욱 크게 소리 높이며) 지금이 몇시냐고!
아처 : (대수롭지 않은 듯이) 4시.
호겸 : (어이없는 표정 짓는다.)
아처 : 겨우 30분 밖에 안 늦었잖아.

둘은 사람들이 혼잡스러운 골목으로 함께 들어간다.










#2 (연세대학교 한 강의실)

아무도 없는 빈 강의실에는 정적만이 흐르고 두 학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학생 모두 정숙한 몸가짐으로 진지한 분위기다.
대화 울린다.

학생 : (엄숙한 표정으로 응수에게 건네주며) 바로 이거야.
응수 : (받으며) 아무 이상 없겠지?
학생 : 당빠.
응수 : (강한 어조로) 좋아. 이 테잎으로 내 주술은 수천배 강해질 거야.
은혜는 잊지 않으마.

강한 고동이 한 번 울리며 Lay out.

#3 (이화여자대학교 앞 의류매장)

아처와 호겸은 한 점원과 얘기하고 있다.

점원 : (두건을 하나 건네주며) 이게 어울리실 것 같네요.
호겸 : (두건을 받아 머리에 대본다.) 흠. (아처에게 물으며) 어때?
아처 : 돋구리다.
호겸 : 그래? (머리에 두건을 쓰지 못해 허둥지둥 하며) 으. 이거 왜 안 맞지?
아처 : 니 머리가 커서 그래.
호겸 : 씽. 좋아. (점원에게) 이거 주세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내 기필코 내 머리에 두건을 씌워 놓겠다.
아처 : 오늘의 의식은 두건을 쓸 수 있는 내가 집행하도록 하마.
두건을 머리에 걸칠 수 있는 자는 선택받은 자이니.

#4 (동굴)

전체적으로 음침한 기운이 드는 동굴은 어두움과 간혹 약한 밝음이 섞여있다.
음악2 흘러나오며 한 여인이 벌거벗은 채 십자가형 나무판위에 묶여있다.

음악 볼륨 소리가 급작스럽게 커졌을 때
빠르게 한 인물의 어두운 눈이 화면을 스친다.







#5 (고려대학교 앞 서점)

손님은 없고, 점원은 무릎을 꿇고 몸을 떨고 있다.
그 앞에 정목, 가죽장갑을 끼고 썬글라스를 천천히 벗는다.

정목 : (냉정한 표정으로) 단지 부울대수의 기본적인 관계 때문에
특별히 내게 해택을 베풀 수는 없지.
난 그분께서 내게 내리신 내 힘만으로도 너를 지배할 수 있단 말이다.
점원 : (떨면서 눈물을 흘리며)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쇼.
정목 : (싸늘하게 웃으며) 내 너 따위의 목숨이 어디 필요하겠는가.
(옆에 있는 다이어리를 하나 든다.) 이걸 하나 갖고 가마.
점원 : (고개를 연거퍼 끄덕거리며) 예. 그러십쇼. 얼마든지.


#6 (성균관대학교 앞 '빵굼터'라는 빵집 앞)

아처와 호겸은 그 빵집 앞에서 한 점원을 유심히 바라본다.
점원은 테이블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점원은 검정색 긴 생머리를 뒤로 넘기며 한 번 고개를 들어
아처와 호겸을 바라보곤 이내 다시 고개를 숙인다.

주위의 사람들은 분주하게 이동하며, 간간히 아처의 두건을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곤 한다.

호겸 : (그 점원을 가르키며) 바로 저 여자야.
아처 : 음. 오늘의 제물로 저 여자를 택한 것이란 말이지?
(잠시 뚫어지게 그 여자를 쳐다보며) 저 정도면 됐군. 좋아.

화면 왼쪽에는 점원의 책 읽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아처와 호겸이 그들을 보는 모습이 동시에 잡힌다.
그 때 음악3 은은하게 들려오고,
차분하게 나레이션이 들려온다.

나레이션 : 중세 유럽에서는 마술이 성행했었다. 그 중심은 바로 불가리아
였다. 속임수나 기술이 아닌 마법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악마
를 숭배할 줄 알았다. 신이 아닌 악마를 숭배함으로써 그 힘을
받거나 악마와 합체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지향했던 것은 다름아닌 바로 섹스였다. 온갖 변태적인
섹스. 에이널 섹스와 외설 연구, 그리고 사체와의 섹스말이다.
본래는 성지 예루살렘을 지키는 성당 기사단이 아라비아의 이
단 종교에 접촉하고부터 시작되었는데 14세기에는 기사단이 되
는 입회식 때, 새로운 입회자는 지위가 높은 사람의 항문에 입
맞춤하는 것이 의무였었다.
그들에겐 매년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선택받은 여성을 제물
로 악마에게 바쳤는데 십자가에 제물을 묶고는 제일 먼저 칼로
눈알을 도려냈다. 그것은 제물이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보
여주기 위한 숭배자들의 배려였던 것이다. 그리곤 왼손 첫째,
둘째, 다섯째 손가락을 잘라 질에 삽입하면 대강 준비가 끝난
다.
그 이후 제사는 식순에 맞춰 제물을 하나하나 절단한 후 태워
버림으로써 매듬짓는다.





#7 (성균관대학교 앞 분식점)

분식점은 '빵굽터'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분식점에서 떡볶이와 오뎅을 먹고 있던 다미와 희정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다미 : (크게 웃으며) 넘 웃긴 얘기구나.
희정 : 그렇지? 나도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다미 : (우연히 뒤를 돌아보며 아처를 본다) 앗! 저기 아처 아냐?
희정 : (함께 뒤를 기웃거리며) 어디?

카메라 바로 아처에게 이동한다.
그 때 응수 달려오며 아처에게 인사를 한다.

응수 : (조금 숨을 가누며) 많이 기달렸지?
아처 : (싸늘한 표정으로) 아니.
호겸 : 오늘 밤 우리의 제물을 골랐어.
(빵굽터의 점원을 가르키며) 바로 저 여자야.
응수 : (그 여자를 보며) 어디? 저 여자?
(잠시 바라보다가) 괜찮군.

그 때 다미, 희정 아처에게 다가온다.

다미 : (놀라며) 아처! 너 여기 왠일이야?
아처 : (한 번 다미를 바라보곤 모른 채 한다.)
다미 : 야! 아처!
아처 : (깜짝 놀라는 척을 하며) 앗! 다미! 오랜만이네.
(처음으로 웃음을 진다.) 너희야말로 여긴 왠일이야?
다미 : 우리 떡볶이랑 오뎅 먹고 있었어.
아처 : 그래? 배고팠는데 잘 됐네. 같이 먹자.

다미, 희정, 아처 옆 분식점으로 이동하고,
호겸, 응수 계속 점원을 주시한다.

아처 분식점에 들어서는 순간
분식점 주인 떡볶이를 요리하던 주걱을 떨어트리며 크게 놀란다.

주인 : (깜짝 놀라며) 아니! 학생!
아처 : (그 주인을 바라보며 역시 크게 놀란다) 앗!

음악4 흘러나오며 주인의 말이 울려 들린다.

주인 : 학생! 삽질 그만 하고 공부나 해.

아처 크게 충격받은 듯이 도망치듯 달려나간다.
아처 달려가는 곳으로 호겸, 응수 함께 달린다.

주인의 놀란 표정과 달리는 모습이 중첩되며 Lay out.








#8 (성균관대학교 앞 캠브리지 호프)

연거퍼 아처, 정목, 호겸, 응수 술을 마신다.
호프집의 음악5만 들리고 대화는 한동안 없다.

아처 : (침묵을 깨며) 신이 수를 썼어. 이미 우리 계획을 다 알아차렸다고.
그 분식점 주인을 보는 순간 난 그녀가 신이 변장한 모습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챌 수 있었단 말이야.
호겸 : 이를 어쩌면 좋지?
정목 : 어쩌긴 뭘 어째. 실패하고 마는 거지.

음악5만이 흘러나오고 다시 네명 모두 연거퍼 술만 들이킨다.


#9 (동굴)

다시 음악2 공포스럽게 울리며 동굴의 주위를 보여준다.
여자의 고통스러운 소리가 간간히 섞이며 공포감을 더한다.

카메라가 여자 가까이 이동하였을 때
묶여있는 여자의 십자가 아래로
불출되는 피와 오른쪽 팔, 그리고 눈알이 나뒹긴다.

음악은 더욱 음산해 지며 #4에서의 인물의 얼굴이 빠르게 지나친다.
뒤에서 잡은 그 인물은 칼로 그녀의 배를 갈라 내장을 오른손으로
움켜잡고 끄집어 내어 하늘 높이 쳐든다.


#10 (성균관대학교 앞 성균원 중식집)

아처, 응수, 호겸, 정목 이과두주를 마시며 고개를 숙인다.

호겸 :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아처 : 제기랄. 노래방이나 가자.

일동 모두 쌩깐다.

아처 : 노래방이나 가자니깐.

일동 다시 쌩깐다.
그 때 중식집 점원 다가온다.

점원 : 영업 끝났는데요.
일동 : (한 목소리로 외친다.) 쌩.

응수, 호겸, 정목 갑자기 밖으로 달려 나간다.
혼자 남은 아처,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아처 : 허걱! 모야!
점원 : (달려 나가려는 아처를 잡으며) 손님. 돈 내셔야죠.
아처 : (지저분한 표정으로) 이런 씨부랄...
얼만데?

아처 음식값을 뒤집어 쓰고 울먹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호겸, 정목, 응수 담배를 피고 빈둥거리고 있다.

아처 : 이런 사아칸 것들!
노래방 가자!
일동 : (쌩)
아처 : 씽~ 두고 보자!

음악6 울려 퍼지며 화면 아래 자막이 나오는 가운데
카메라는 위로 올라가 그들을 위에서 잡는다.

자막 : 학생! 삽질 그만 하고 공부나 해.

ps. 춥군. --;

3-52-1-(2)-027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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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3/16/2025 18: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