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이십날.. 아니지.. 십구일날... 밤 열한시 오십오분 서울발
부산행 무궁화호를 타고 부산엘 갔다 왔다.
정말 기차 디따리 꾸졌다..--; 새 무궁화호도 있는데 이씨...
통일호 개조한 무궁화호... 정말 치가 떨린다.. 차라리 통일호
타구 갈껄... 엉엉...
아무튼.. 정말 부산은 먼 거 같았다. 그 먼 부산엘 다녀오니
피곤이 삼일이었으니까.
부산엘 도착하니 새벽 5시경이었다. 아직 어두운 부산...
생각외로 부산은 겁나게 넓었다.... 부산역을 나와서
계속 헤맸으니깐. 아무튼.. 한 삼십분을 헤매다가 결국
태종대를 가게 되었다. 88번 버스를 탔는데, 버스 값이
사백원이었던 거 같았다.....
태종대... 난 말로만 듣던 태종대가 그냥 재미있으려니 했었다.
음... 그런데.. 재미는 정말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
태종대는.. 아침에 시간 널널할 때 조깅하러 오기 딱 좋은 데였다.
한바퀴 도는데 두 시간 걸린다. 으헉... 아침도 안먹고 쫄쫄 굶은
상황에서, 기차 안에서는 잠도 못잤는데 태종대 그 넓은 곳을
다닌다는 거.. 정말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그러다가... 멀리 대한해협을 봤다... 애석하게도 잔뜩
구름낀 날씨에 바다 멀리가 보일턱은 없었고.. 앞바다를
오가는 이상스럽게 생긴 배덜만 보다가 거길 빠져나왔다.
태종대를 나오니 왜 그리 졸린지.....
동행한 이와 자갈치 시장엘 갈것인지, 동래온천에 갈 것인지
결정하기루 했다. 자갈치 시장은 가면 졸릴 거 같아서
동래온천을 가기루 했다. 우선, 부산시청 앞까지 지하철을
탔다. 부산 지하철은 생각보다 폭이 좁았다... 서울 지하철보다
한두발짝 정도 좁았던 것 같음....
아무튼.. 졸다가 깨다가 혀서 동래 온천이 보이는.. 온천장역에서
내렸다. 아궁.. 여기서도 온천은 쫌 더 걸어야 했다.
허심청... 동래 허심청엘 가려다가.... 맘을 바꿨다....
이유인즉슨... 동행한 이와 허심청엘 가면 서로 따른 탕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었고, 피곤해서 졸리다고 같은 방엘 들어가기에는
너무 날이 밝았다... (그때가 오전 10시였다....)
그래서... 좌석 버스를 타고... 꼭 한번 가보라는 광안리에
가기루 했다.
허헉... 또 졸다가 광안리 해수욕장 입구에서 안내리고 한정거장
더 간곳에서 내려부렸다.. 진창 걷고 결국 우리는 바다를 보았다.
애개... 이게 바다냐...--;
예상과는 달리 광안리는 바다라고 보기엔 참... 미안했다.
거길 바다랍시고 보러간 내가 미쳤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우리는 실망을 가득 안고... 가까운 횟집에서 비싼 회를
먹고(정말 비쌌다...으...)예정대로 부산대 앞엘 갔다.....
리눅스동 모임으로 부산대엘 갔는데... 부산대는....
아니 부산은 참 이상한 동네였다. 어디 뒷골목 같은 데루
시내 버스가 막 가더니 난 변두리에 있을 줄 알았더니만
세상에나... 신촌은 비교도 안되는 환락가가 거기에
있을 줄이야... 아무튼... 자리도 큼직큼직하고
없는 게 없을 정도였다.... 길 잃어버릴 뻔 했다.....
개인적 생각에, 부산대 앞은 이대앞의 복잡 다단함과
신촌 앞의 환락을 짬뽕해서 그 크기를 1.5배 정도
부풀린 정도라 해야 할지......
암튼... 소주를 진창 먹은 후... 난 기차를 타기 위해
동행한 이와 부산역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