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도서관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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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hor ( Hit: 202 Vote: 1 )

1997년 6월 14일,
오늘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할 계획이었고,
난 새벽부터 착실히 내 계획을 실행시키고 있었다.

성훈이 없는 나우누리에서는
더이상 나에게 대적할 널널한을 찾아볼 수 없기에
통신을 새벽 4시쯤 끝내고 빌려놓은 비디오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잔다면 결코 정오 이전에 일어나는 것은 무리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잠시나마 눈이라도 붙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지겨운 비디오를 보며 졸다 깼다 하면서 아침을 맞이하였다.

상쾌한 기분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 6시쯤 난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핫~ 사람들이 거의 없을 줄 알았건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맘에 드는 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을 상기하면서
난 경제수학 책을 폈다.

시작은 기말고사 시험범위인 9장이었다.
하지만 전혀 기초가 없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쓰러져 자는 일 뿐이었다.

전날 밤을 샌 것도 물론 원인이겠지만,
그간 책과 너무도 거리를 둔 것이 더 큰 원인인 듯 했다.

난 그렇게 도서관 자리에 앉자마자 잠들었고,
침에 부풀어오른 책을 느끼며 부시시 일어났을 때는
역시나 정오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다.

날씨가 너무도 좋았다.
친구와 만나서 레코드점에 가서 드디어 CREEP 음반을 구입했다.
그리곤 칸타타로 가서 예기카드를 발급받았고,
따스한 오후를 대학로 거리에서 즐겼다.

그리곤 다시 독서실로 돌아와 잤다.

곤히 자고 있는데 친구가 찾아왔다.
우리는 어제 빌려놓은 비디오테잎을 갖다 주고,
또다시 '초록물고기'를 빌려왔다.

너무도 공부를 안 했기에 조금 공부를 하고 보자고 약속을 한 후
난 자리에 앉아서 CREEP을 듣고 있었다.

잠시 후 다시 친구가 왔다.
그냥 지금 비디오를 보자고 했다.

난 동의했고, 우리는 '아처문화센터'에서
괜찮은 한국영화임을 느끼며 '초록물고기'를 보았다.
단지 아쉬운 것은 결코 연소자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

그리곤 SBS에서 방송했던 '사건과사람들'를 보았다.
청소년들의 약물중독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하핫! 할 말이 없군... --;

그리곤 지금이 됐다.

그래도 오늘 난 분명히 도서관의 자리를 빛내주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경제수학을 살펴볼 수 있었고,
'역시 난 경제학과에 오기를 잘 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할 수 있었다.

내 적성에 맞는 학과인 듯 하다.
이제부터 조금씩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모~ 첨부터 완벽할 순 없지 않겠니? ^^

사실 공부가 그렇게 따분하고 재미없는 것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나름대로 재미있는 행위이며, 여러모로 유용하기까지 한 작업이다.

하지만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밀려오는 졸음에 무게를 참을 수 없는 눈섭은
내 의지로 좀처럼 감당해 낼 수 없는 듯 하다.

하핫!~ 내일도 도서관 가야쥐~ *^^*





3672/0230 건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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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8/23/2021 11: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