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처) 무제 17

작성자  
   achor ( Hit: 169 Vote: 2 )

* 처음 [ 무제 ]란 제목의 글을 시작했을 때부터 난 걱정했었다. 무엇보다도
신중하고, 깊이있는 작업인 글의 제목정하기를 고민하는데 있어서 그리 강
인하지 못한 나는 아마도 피해갈려고 할 것이 분명했기에... 그런 걱정은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드디어 코피를 흘렸다.

지난 밤은 무척이나 일찍 일어났기에
별로 늦지 않고 강의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은 귀에 들어올 리가 없고,
여전히 나의 출석이 아무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있을 때
삐삐 소리가 났다.

내 소리와 똑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내 삐삐는 정지인 것을...

그렇게 삐삐 소리가 저절로 끝날 때까지 난 가만히 있었고,
잠시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삐삐를 살펴봤다.

[ PAGER ]
닉소에서 삐가 왔을 때 찍히는 문자였다.
'이럴 수가 없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확인을 했더니 집 전화번호가 찍혀있었다.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작년 여름 시작한 한가지 작업이 있었는데
결코 독촉장에 돈을 내서는 안되는 일이었는데
시작할 당시가 집에 있던 때이기에
모든 관련 문서가 집으로 갔고,
그 이후 나는 독립을 하였으나
다시 주소를 옮길 수가 없었다.

결국 부모님께서 내 계획을 알 리가 없었기에
독촉장에 몇 십만원이나 되는 돈을
나와는 상의도 없이 내버리고 말으셨다.

물론 내가 연락을 단절했던 탓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너무도 허무해 지는 순간이었다.

그같은 일이 다시금 반복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바로 그것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마자 2층에 있는
서울은행 계좌를 통장조회해 보았다.

'으읔'
역시였다.

난 모든 이용요금의 주소를 이곳으로 봐꿔놨으나
삐삐만큼은 바꿀 수가 없었다.
번거로울 것임을 알기에 너무도 귀찮았다.

그동안은 자동납부였기에 별 상관이 없었는데
드디어 내 통장에 단 한푼도 남지 않은 일이 생기니
부모님께서 청구서를 보시고 계좌번호를 알아내신 후
내 통장에 약간의 돈을 오늘 아침 보내주셨다.

하필이면 25일이었다.
25일은 자동 징수 2차일이었다.
25일을 기해서 그동안 밀려있던 내 연체료들이
모조리 빠져나가고 말아 버렸다.

난 2가지 실수를 해 버렸다.
첫번째가 삐삐 주소를 바꿔 놓지 못했던 것이고,
두번째가 지금 추진했던 작업의 계좌번호를 내 주거래은행으로 했다는 것이다.

그랬기에 그 통장에 더이상 돈을 넣어둘 수 없었고,
확인이 안된 채 그 작업의 계좌번호를 바꿀 수도 없었던 것이다.

비록 지난 번처럼 몇 십만원의 금액은 아니지만
몇 만원의 돈이 다시금 모조리 빠져나갔고,
내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하여간 부모님이 간접하시면 내 일은 좀처럼 계획대로 되지를 않는다.
난 정도를 걸어갈 수 없기에...

1교시 강의시간에 있었던 코피의 징조는
바로 이런 실패의 복선이었을지라.

으휴...
어쨌든 내 생활의 끝은
서서히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듯 하다.

ps. 드디어 비빔면이 나왔어~ ^^
여름에만 등장하는 비빔면이 나왔다는 사실은
아처가 겨울을 이겨냈다는 사실~ *^^*
우와~ 이젠 짜파게티 안 먹어두 된다~
룰루랄라~ ^^




자랑찬 칼사사 무적 두목
3672/0230 건아처


본문 내용은 10,301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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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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