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 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과 조용구,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살인의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조차 단 하나도 발견 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 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음부에 우산이 꽂힌 또다른 여인의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끓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 넣는다.
1986-1991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반경 2km 이내에서 6년 동안 10차례의 강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71세 노인에서부터 13세 여중생까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범인은 비오는 밤, 잠복시간을 거쳐 범행대상을 골랐고, 범행도구는 늘 피해자가 지니고 있던 물건 중에 하나였다. 피해자의 손과 발을 브래지어로 결박, 팬티나 거들로 머리를 씌우고 강간, 살해한 것이다. 범행수법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대범하고 침착해졌다. 가슴이 19차례나 난행 되는가 하면 국부에서 9개의 복숭아 조각이 나오고 , 범행 후 옷을 다시 입히거나 얌전히 개어 시체 주변에 놓아뒀다. 강간살인사건이었고, 10회를 거듭했지만 범인은 증거물을 남기지 않았다.
태안 지서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 되고, 도경·시경의 모든 수사 베테랑이 투입되었다.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금전 관계나 강도여부, 치정관계 등에 혐의를 두고 주변 인물들을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절, '화성연쇄살인사건'은 한국 경찰에게 그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미국 FBI처럼 프로파일링(pro-filing) 수사도 없었고, 철저한 현장 보존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수사의 노하우도 없었다. 그저 형사들의 사명감과 지구력에 의존한 끊임없는 탐문 수사만이 있을 뿐이었다. 당시의 수사방식은 현장을 지키던 형사들과 그곳 주민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상처로 남는다.
시후느낌:
대개 이런 시후느낌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바로바로 남겨놓음으로써 숙고의 한 마디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만을 나타내고 싶었는데 살인의 추억을 보고 나서는 그러지 못했다.
사실 살인의 추억을 보며 나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영화 자체는 잘 만들었다는 것을 대번 느낄 수 있었지만 그러나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었던 게다. 처음에는 그 재미없음만을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간 많은 대중들이 열광했던, 친구라든가 태극기 휘날리며, 또 이번 살인의 추억도, 나는 별로 재미없게 보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로 인해 내 영화보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해보자면 내 영화보는 방식의 문제는,
나는 영화를 마치 소설처럼 보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실제 눈으로 볼 수 있는 장면장면이 펼쳐지고,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내는 음악도 곁들여지는 종합 예술인데 나는 그러한 것은 모두 차치하고 오직 스토리 위주로만 영화를 평가해 왔던 것 같기도 했다. 이번 살인의 추억은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에 나는 스토리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그것이 영화를 재미 없게 만든 커다란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잘 만들었다고 평가 받는 영화를 보고 박수를 치는 게 아니라 어떤 영화든 내가 무언가 느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일 게다. 형편 없는 영화 속에서 내 삶이나 세상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다면 그것이 내게 있어서 좋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영화 평론가가 아닌 이상 결국 기준은 나로서 족할 거라고 생각해 본다.
2004-03-24 05: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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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Written: 02/26/2009 00:56:26 Last Modified: 03/16/2025 21:2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