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7

장구한 연휴의 시작은 몇 비디오를 보는 것이었는데,
의도한 건 아니지만 다들 한 충격들을 내게 안겨줬었다.

간략히만 정리하자면,



1.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 - https://bit.ly/acd01


그간 인간이 거인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일본산 고어물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완전 달랐다.

11년이 넘는 연재기간 속에서도 꽤나 정교하게 짜여진 구성과
작품을 관통하며 은은히 깔려있는 실존주의 철학은
그간 벽 위로 거대한 거인의 얼굴이 떠오르는 인상만 남아있던 내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무려 압축본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ㅡㅡ

선과 악의 불분명함 속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성찰은 오히려 삶의 구속과 압박이 되어 그를 본질의 노예로 만들고,
그것이 살아있는 그 자체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 실존하는 것 자체에 가치가 있는 건 아닌가에 대한 질문은
작품이 지닌 엄청난 힘이었던 것 같다.



2.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영화) - https://bit.ly/ac25012702


김기덕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너무나도 명확히 보이는 영화였으나
그 전개나 표현은 너무 촌스럽고, 옛스러웠다.

표현도 좀 더 세련된 비유와 상징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고
플롯도 좀 더 현실에서 있을 법하게 구성하여 공감과 이해를 높힐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

대략적인 정보는 알고 영화를 봤기에 인육 섭취 등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았으나
오히려 출연진에 대한 정보는 없이 봐서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장근석, 오다기리 죠, 후지이 미나 등 이토록 화려한 배우들이 이런 시나리오를 알면서도 참여했다는 게 더욱 충격적이더라.

미친 수위와 정신나간 스토리라는 사람들 평가에 일정부분 공감하기도 하지만
뭐 김기덕 같은 감독도 한 명쯤 있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던 영화.



3. 대도시의 사랑법 (드라마) - https://bit.ly/ac25012703


LGBTQ라고 다르지 않은 젊은 시절의 사랑 이야기였다.

내 이십대 시절, 영화 비트와 같은 삶을 살아간 것은 아니지만 그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삶에 공감했던 것처럼
이것이 요즘 이십대들의 감성이고, 문화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형태와 방식은 다르겠지만 본질은 같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남자 간 키스는 정말 못 봐주겠더라.
그렇지만 이 또한 형태와 방식은 다르겠지만 본질은 같은 것이겠거니 싶다.

내 이십대 시절, 나는 일반이지만 이반에 대해 편견을 갖지 않았던 것처럼
이것이 요즘 이십대들이 LGBTQ를 대하는 방식이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범위인 것도 같았다.

남여로 바꾼다 해도 크게 다를 것 없을 듯한 사랑 이야기로 그들의 사랑 또한 특별하지 않음을 잘 표현한 듯 싶고,
시작과 끝을 집이라는 공간으로의 이사를 통해 성장을 상징한 것도 인상적이었으며,
특히 키 크고 잘 생긴, 매력적인 배우들이 눈에 띄더라.

그럼에도 드라마 자체는 내 취향이 전혀 아니라서
추천이 없었다면 결코 끝까지 보지는 않았을 듯 싶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등에서 여성 간의 사랑은 큰 거부감 없이 보긴 했었는데
반대로 여성들은 오히려 여성들 간 키스를 이 정도로 못 봐줄까 궁금하네.

- achor

장구한 연휴의 시작은 몇 비디오를 보는 것이었는데, 의도한 건 아니지만 다들 한 충격들을 내게 안겨줬었다. 간략히만 정리하자면, 1. 진격의 거인 (애니메이션) - https://bit.ly/ac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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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9

1.
아침부터 홈페이지 손 좀 봤다.
특히 swf, fla, asf 등 한때는 웹을 장악했으나 이제는 브라우저에서 지원조차 하지 않아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진 놈들을 중점 손봤는데
다들 꽤나 오래된 파일들이었던 만큼 옛 추억이 마구마구 솟구치더라.

그 중에서도 flash로 만든 사랑의 짝대기를 보면서는
그 시절 내가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을까, 사실 스스로 조금 감탄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내가 거의 처음으로 만든 flash 게임일 게다.
독학으로 책 한 권 훑어본 정도였으니 그 시절 내 실력은 너무나도 형편 없었을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를 뽑아냈을 듯 싶다.


2.
사랑의 짝대기는 flash로 제작된 swf 파일이다.
flash 제작사인 macromedia가 adobe에 인수된 지 오래고, adobe가 flash를 포기해 버린 지도 오래다.

그래도 혹시 뭔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살펴봤더니
ruffle이라고, flash player emulator를 오픈소스로 만들어 배포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https://ruffle.rs/


Copyleft
모든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

권한과 권리가 무척이나 중시되는 지금의 시대엔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 시절 Copyleft에는 멋이 있었다.

어쩐지 자유로워 보였고, 젊은 저항감이 느껴졌으며, 이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주변에서도 kokids는 한국 Debian의 주역 중 한 명이었고, yahon은 술만 마시면 모든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외치지 않았던가...
좀 나중의 일이지만 나도 한때 IndieWeb Project에 몸 담았었고.


3.
아무튼 아처판 사랑의 짝대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허접함 속에서도 놀라움과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흥미롭더라.

flash가 되지 않아 죽여놨던 링크를 ruffle의 도움을 받아 다시 살려놨다.
https://achor.net/service/game/acmeet/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당시 어느 사이트에서 무료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줬던 덕에 칼사사 등의 친구들 각자가 만든 것이었는데
보고 있노라니 그 시절 서로의 캐릭터를 자랑하던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도 하더라.
https://achor.net/board/freeboard/2476

- achor : 구국의 프로그래머 / 야, 너 섹시하다
- yahon : 난 여자면 다 좋아 / 껄떡껄떡~
- satagooni : 난 남자가 좋아
- 김신갑 : 나는야 태권소년 얍!


참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일요일 아침, 두런두런 옛 추억들을 살펴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 achor

1. 아침부터 홈페이지 손 좀 봤다. 특히 swf, fla, asf 등 한때는 웹을 장악했으나 이제는 브라우저에서 지원조차 하지 않아 아무 짝에도 쓸모 없어진 놈들을 중점 손봤는데 다들 꽤나 오래된 파일들이었던 만큼 옛 추억이 마구마구 솟구치더라. 그 중에서도 flash로 만든 사랑의 짝대기를 보면서는 그 시절 내가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을까, 사실 스스로 조금 감탄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내가 거의 처음으로 만든 flash 게임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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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8

지난 24년 말,
옥스퍼드대학 출판부는 올해의 단어로 뇌썩음, Brain rot을 선정했다.

가만 보니 어떤 이들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적인 악용이 아니라 진심으로 부정선거를 믿고 있는 듯 싶다.
정말이지, 뇌썩음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거나 달 착륙을 하지 못했다거나 등의 음모론은 그저 귀여운 차원이었다면
210106 미국의 의사당 점거나 241203 한국의 내란을 초래한 부정선거 음모론은 집단광기의 수준에 이르러 있다.

특히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조차도 그러는 게 참 안타까운데,
명확한 과학적 근거, 증거에 의존하기 보단 추측이나 직관에 기반하여 사고하는 태생적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도 같고,
또 자동추천알고리즘에 의한 확증편향의 심화, 이것도 주요한 문제일텐데
답이 떠오르진 않지만 그래도 이건 반드시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찾아보니 음모론에 빠지는 이들은 다음의 특성이 있단다.

1. 불안과 편집증: 음모론을 강하게 믿는 사람들은 불안하고 편집증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2. 감정적 불안정성: 감정 조절이 어렵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특성을 가집니다
3. 충동성과 의심: 충동적이고 타인을 쉽게 의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4. 자기중심성: 자신의 관점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자기중심적 성향을 보입니다
5. 패턴 찾기 집착: 무관한 사건들 사이에서도 연관성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6. 직관에 의존: 논리적 사고보다는 직관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7. 나르시시즘: 지적 겸손함이 부족하고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을 가집니다
8. 분노 성향: 쉽게 분노하는 사람일수록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9. 위협 인식: 주변 환경에서 위험이나 위협을 과도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0. 적대감과 우월감: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우월감을 느끼는 성향이 있습니다

특성의 차이를 인정하고,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자 노력은 하고 있는데
다른 것보다 성조기를 들거나 중국개입 운운하는 것만큼은 제발 좀 그만 했으면 싶다.
너무나도 드러나는 사대주의적 행태라
근데 왜 성조기를 드느냐, 등의 타국인들 질문 앞에서 너무나도 부끄러워 진다. 😢

생각은 다르지만 다 좋은 나라 위한 행동인만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내부에서도 이것만큼은 좀 자정해 주길 희망하고...


정말 나쁜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혹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를 악용하는 일부 정치인, 유튜버일 것인데,
그래도 이들은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을 지언정 그 근원에 옳고 그름에 대한 양심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충분한 지식과 지혜가 있음에도 이들에게 이용 당하고 있는, 진심으로 음모론을 믿고 있는 이들은
편협한 정보의 과잉 소비로 인해 정신적, 지적 상태가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태생적이든 사회적이든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정상적 사고는 사실 상 불가하고, 믿고 싶은 걸 믿는 행태를 바꿀 수 없어 보이기에
뇌썩음 외 다른 말로는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아직 썩지 않은 뇌를 지닌 이 세상의 모든 지식인들이 힘을 모아
인류의 공존을 위협하는 이 전 세계적 우경화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할 시점일 듯 싶다.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고충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 achor

지난 24년 말, 옥스퍼드대학 출판부는 올해의 단어로 뇌썩음, Brain rot을 선정했다. 가만 보니 어떤 이들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적인 악용이 아니라 진심으로 부정선거를 믿고 있는 듯 싶다. 정말이지, 뇌썩음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지구가 평평하다거나 달 착륙을 하지 못했다거나 등의 음모론은 그저 귀여운 차원이었다면 210106 미국의 의사당 점거나 241203 한국의 내란을 초래한 부정선거 음모론은 집단광기의 수준에 이르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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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5

일부러 일찍 일어났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덕분에 새벽부터 진행된 윤석열 체포작전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출근준비를 하였고,
또 마침 저녁에 회식도 에정됐던 터라 운전하는 대신 출근셔틀 안에서 계속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진행은 더디게 흘러갔는데 회사에 도착하고, 근무시간이 되어서도 체포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10시 33분에 이르러서야 완료되었다. 7시간이나 걸린 셈.


경찰과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과정은 흡사 리니지2의 레이드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리니지2에서의 레이드는 보통 8명 풀로 4~5파티 정도 모여 3~4 보스몹을 연속적으로 공략하는 편이었는데
처음 안전한 곳에 집결하여 대열을 이룬 후 보스몹 하나를 무찌르고,
그리고 다시 이동하여 대열을 갖춰 다음의 보스몹을 잡는 식이었다.

그들 또한 경호처가 준비해둔 저지선을 하나하나 통과해 갔는데
하나의 관문을 통과한 후 집결하여 대열을 갖추고, 또 다시 다음의 관문을 통과해 가는 모습은 꽤나 리니지2의 레이드와 닮아있었다.
물론 별다른 충돌이 없던 건 참 다행이었고.


불법적으로 저항하던 내란수괴를 기어이 체포했던 후련한 순간이면서도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안타까운 순간에
리니지2 레이드가 떠오르는 게 스스로도 좀 어이없긴 하더라.

실패할 수도 있다는 스릴 속에서 관문을 하나하나 돌파해 갔던 성취감과
작고 약한 시민 한명한명 모여 거대하고 광폭한 보스몹을 쓰러트렸던 경험이
아마도 비슷했기 때문일 듯 싶다.

한국 민주주의를 응원한다.

- achor

일부러 일찍 일어났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덕분에 새벽부터 진행된 윤석열 체포작전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출근준비를 하였고, 또 마침 저녁에 회식도 에정됐던 터라 운전하는 대신 출근셔틀 안에서 계속 소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진행은 더디게 흘러갔는데 회사에 도착하고, 근무시간이 되어서도 체포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10시 33분에 이르러서야 완료되었다. 7시간이나 걸린 셈. 경찰과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 과정은 흡사 리니지2의 레이드와 비슷한 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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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5

홈페이지 손 놓고 좀 있었더니 여기저기 문제가 많더라.

그 중 페이지 로딩 중간에 중단되는 현상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는데
하나하나 뜯어 보기엔 귀찮기도 하거니와
이미 세상은 PHP든 MariaDB든 Windows 서버든 너무 많은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서 이제 뭘 하나 고치려면 너무 많은 걸 손봐야만 한다.

일단 임시적으로 wait_timeout만 늘려서 조치하였다. :(
무사하길 바라며...


내 홈페이지는 1999년 오픈하였으니 올해로 벌써 27년 차다.
웬만한 웹사이트는 명함조차 못 내밀 정도다.
홈페이지도 실로 어마어마 하고, 이러고 있는 나 또한 어마어마 하다.

그러나 그 유구한 시간은
가치 있었으나 신선하지 못했다. 세상과의 괴리를 만들었다.

시간에 뒤쳐지지 않겠다고,
나이가 많아져도 최신가요도 잘 알고, 젊음의 한 가운데에서 생각만큼은 구태의연해 지지 않겠다고 외쳤으나
내 앞의 많은 선배들이 그러했듯
나 역시도 결국 그러지 못 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것이 자연인 것도 같다.

- achor

홈페이지 손 놓고 좀 있었더니 여기저기 문제가 많더라. 그 중 페이지 로딩 중간에 중단되는 현상이 가장 심각한 문제였는데 하나하나 뜯어 보기엔 귀찮기도 하거니와 이미 세상은 PHP든 MariaDB든 Windows 서버든 너무 많은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서 이제 뭘 하나 고치려면 너무 많은 걸 손봐야만 한다. 일단 임시적으로 wait_timeout만 늘려서 조치하였다. :( 무사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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